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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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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국제 시장 실비 골목을 지나며...

달무릇. 2023. 5. 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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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은 

 그냥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은

아주 평범한 보통의 날이다.

 

적어도 살면서 한 번은

혹은

한 해에 여러 일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의 그 평범하지 않음에

늘 감사의 기도를 올릴 지 모른다.

 

나 역시

늘 집을 나서면서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도착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은 국제시장에 있는

아주 작은 골목

보일 듯 말 듯한 그런 골목.

 

국제시장 1~2공구의 한 모퉁이에 있는

실비골목에 들어 섰다.

 

딱히 혼자서 뭘 먹고 싶러서가 아니라

그냥 친근한 골목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보고 싶어서다.

 

언제나처럼 이 골목에서 나를 제일 먼저

반겨 주는 것은

뒷간이란 간판이다.

 

왠지 이 안내판을 읽으면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이 든다.

화장실이나 토일럿이 아닌

뒷간.

아직 한낮이라 문을 연 가게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한 발 한 발 내 딛는

내 발길이 정답다.

그리고 이 골목을 나오면

아이스크림 돌리는 재주를 가지고

아이와 어른을 희롱하는

익숙한 얼굴의  터어키 아이스크림 장수가 보인다.

 

요즈음 많은 아니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나 대화에서

터키가 아닌 튀르키에란 말을 많이 쓴다.

 

그들이 사용하고 원하는 말이고 글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실제로 터키에 가 보면 튀르키에라는 글씨보다

여전히 터키란 표기가 많다.

 

일반 상점도 오래 된 대중 목욕탕도.

아무래도 아직은 그들도 튀르키예보다 터키가

더 익숙한 지 모르겠다.

아니면 외국인에게 그게 더 익숙하여

그렇게 하는 건 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오래된 공중전화가를 보면

괜한 향수에 잠시 잠기는 것 처럼.

 

그래도 공식석상에서

그들은 정확하게 틔르키예를 사용하고 있다.

그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건

오래 된 골목도 그렇고

오래 된 집들도 그렇다.

토끼풀 꽃밭에 가면

풀꽃반지를 끼워 봤던 아니던 간에

괜히 어릴적 추억이 한아름 솟아 오르듯이...

 

그런 추억과 향수를

거의 언제나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마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