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막의 장미꽃에 물을 주는 날...
^*^
밤 사이 비가 오는 듯 하더니
날이 새자 금방 비가 지나 갔다.
뉴스에서는 중부지방 등 다른 지역에서는
지금도 비가 제볍 내리고 있다고 한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집에서는 별로 할 일을 찾지 못한다.
가벼운 소설이나 시집을 읽든 지
그렇지 않으면 부담없는 명상록을 읽든가
아니면 차라리 유튜브에서
간단한 외국어 회화를 듣기도 한다.
오늘은 이 것도 저 것도 귀찮아
그냥 가만히 있고 싶다.
그러다가 문득 다육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그들에게 생명수라며 물을 준 지도
벌써 40일이나 지났다.
그래도
다육이들에게는 별 탈이 없다.
나처럼 게으른 심성을 가진 사람이
기르기에는 너무 좋다.
더구나 겨울철에는
거의 두 달만에 한 번씩을 주니
두 번만 줘도 한 겨울이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일까
입양을 한 지 십년이 지났는 데도
여전히 그 때나 지금이나 키가 똑 같다.
사실 제법 탐스럽게 키우고
꽃도 예쁘게 피울려면
매년 봄마다 분갈이를 해 주고
양분도 주어야 하지만 그것도 귀찮아
가만 두었더니
자꾸 웃자라기만 한다.
처음 이양을 할 당시에는
제법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외출과 여행이 잦은 일상이고
거기에 게으르기까지 하여
결국은 포기를 하고
대신
집에 놀러 오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면
마음에 드는 것 골라 가라고 하였더니
정말
예쁘고 탐스럽고 귀한 것들을 모두 다
이 사람 저 사람 오는 사람들마다
몇 개씩 가져 가더니만
이제는
가져 가라고 해도'가져 가는 사람이
없다.
200개가 훨씬 넘던 아이들이
이제는 다 모아봐야 40개 정도다.
그것도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듯이
못난이들만 떠나지 못한 채 지금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그래도
가만 생각해 보면
이 아이들만큼 오랫동안 내 곁에서
소소한 행복을 나누어 준 것도
없는 것 같다.
사람도 그렇다.
늘 오랫동안 내 곁을 지켜 주고
머물러 준 이는
남 보기에는 변변찮은 사람이었을지라도
내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을 가득 안겨 준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당신도 그럴 것이다.
오랫동안 내 곁을 지켜 줄...
다육이에게 물을 주는 동안
택배가 왔다.
어제 주문을 했는 데 벌써 왔다.
어여
내 건강을 챙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