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처럼...
^*^
비가 자주 오고 장마가 길어진 탓인가.
생각도 자꾸 많아 진다.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짓이
생각이 많아지는 건 데.
물론 이 생각들도 가만히 두면
다 저절로 지나 가고 흘러 가 버릴 것들이다.
이럴 때는
조금 친숙한 카페를 찾아 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익숙한 카페의 분위기에 취하고
또
익숙한 음악의 선율에 스스로 빠져보는 일이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온다.
그래도 크고 긴 우산 대신에
하얗고 투명한 일회용 비닐 우산을 가지고 나간다.
신발은 운동화 대신에
양말이 비에 젖지 않도록
캐주얼 구두를 신었다.
노숙자라도 급이 있지 아니한가.
오늘은 게네랄 파우제를 찾았다.
여사장은 오랫만에 왔다며
약간은 반가운 내색을 해 준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각각 다 다르 듯
카페에 대한 호. 불호 역시 다 다르다.
시내 중심가에 있지만
번화가에서 조금 벗아 닌 까닭에 꽤 조용한 편이다.
주말에는 거의 매주 재즈나 클래식을 정기 연주를 하고
평일 낮에는 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 줘서
반 시간 정도 차 한 잔 마시며
잠시 쉬다 오기는 참 좋다.
약간의 사색이 필요 할 때 와도
좋다.
오늘은 날도 축축하고
조금 후덥지근 하다며
사장은 주문한 카페라떼 외에
서비스로 수박과 골든키위 그리고 자두가 들어 간
작은 화채 접시를 내어 주었다.
그리고 늘 주던 비스켓과 함께 초컬릿도
쟁반에 담아 주었다.
별건 아니지만
사람이 살면서 이런 사소한 인정이 참 고마울 때가
우리는 얼마나 많은가.
오늘의 라떼아트도 정성이 들어가 보여
커피 맛도 한결 부드럽고 고소하다.
사람이 누구나
사람에게 친절하면 얼마나 좋고 아름다울까
혹시 카페 같은 곳에서
누군가 애써서 포스팅을 해 놓으면
악플 대신에 따뜻한 격려의 한 줄 댓글을 달아 준다면
포스팅을 한 사람으로서는
더없는 행복감과 함께
댓글을 달아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가지리라.
게네랄 파우제에서
베토벤과 모짜르트 두어 곡을 들은 후
집으로 오는 길
방금이라도
큰 비가 다시 내릴 것 같다.
집에 오긴 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다.
책을 읽기엔 아직 눈이 온전치 않다.
그러고 보니
다육이에게 물은 준 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다.
그래
다육이에게 물이나 주자.
그러나 그것도 금방 끝나고 말았다.
제법 많다고 생각 했는 데
여기 저기 나누어 주다 보니
이제는 물도 주는 둥 마는 둥 하는 사이 그 일도 끝나 버렸다.
결국
또 한 잔의 커피를 들고
창가를 찾아 갔다.
빗 줄기가 제법 굵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
풍경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데
지나 가는 안개비가 자꾸만 그모습을
어지럽게 흩어 놓는다.
또한 길거리의 조경도 그자리에 가만히 있는 데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그 광경을 조금씩
바꾸어 놓기도 한다.
마치
그는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 데
장난스레 지나치는 사연 한 줄이
온 마음을 휘저어 놓 듯.
하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으랴.
더구나 사람 마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