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킹크랩으로 배도 터뜨리고 카페 디원에서 차도 마시고...

달무릇. 2023. 7. 2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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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를 빌리고

풍경을 임차 하다.

 

자연은 경치고

내 가족은 풍경이다.

 

그리고

그 둘이 있어

언제나 행복은 나의 것

이기도 하다.

 

내 곁에 있으면서

내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들.

 

온전히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가 잠시 빌린 것들이다.

자식들의 마음도.

 

그런데

자식들은 가끔

온전히 저희들의 마음을 내게

암 대가 없이 홀연히 빌려 주고

또 나누어 준다.

 

부모보다 나은 자식들.

그 자식들과 두어 달만에

함께 자리를 했다.

 

참 오랫만인 것 같다.

 

워나의 수술 후로

아이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부담을 줄 것 같아

삼가고

 

내 눈 수술로 이리 저리

미루다 보니

그리 훌쩍 나날이 날아가  버렸다가

 

이제사  겨우

잠시 시간이 자리를 잡으러

우리들 틈새에 와 앉았다.

 

못 본 사이

주니도 훌쩍 자랐고

윤서도 발목이 조금 굵어져 있다.

간만에 만난 아이들과 함께 제일 먼저 온 곳은

멸치와 미역으로 유명한 기장 바닷가  카페 디원이다.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음료와 디저트를 먼저 하기로 했다.

 

카페 주변 여기 저기에 제법

산토리니 흉내를 나름 많이 내 놓았다.

 

긴 장마 중에 잠시 비가 그쳐 준 하늘이

참 고맙다.

 

후손들과  그간의 일들과 일상의 일들을

주고 받기도 하고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사진을 여기 저기서 담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 넘게 훌쩍 가 버렸다.

 

노 부모가 자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어찌 이리도 훌쩍 지나가 버리는 지!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카페를 나와 우리가 찾아 간 식당은

기장 시장 부근에 있는

 

대게 전문 거리다.

 

기장 대게 전문 식당가는

부산에서는 물론 이고

전국에서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 되는 편이다.

오랫만에 하는 가족 외식인데 다가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터라

 

우리는

아예 킹크랩 두 마리와 대게 두 마리를

주문 했다.

처음엔 다 못 먹을 것 같아

남으면 포장을 해 갈 요량이었지만

먹다 보니

어느 새 다 먹어 버렸다.

게다가 등껍질 뽂음밥까지.

 

숟가락 젓가락을 내려 놓자

이제야 모두가 배가 터질 것 같다고

기우뚱 거린다.

모두가 팔자 좋게

늘어진 오늘

 

난 아무래도 어기적 어기적 거북이처럼

집으로 가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