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벗과 함께 한 소소한 하루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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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밤 상여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난 아침.
가벼운 차 한 잔 들고 다가 간 창가.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맡기 위하여 창문을 열자마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온다.
생명의 소리들이다.
창 가까이에서는 힘찬 날개짓을 짓는 까마귀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새하얀 갈매기 떼의
갓난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린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이토록 듣기 좋을 수가.
맑고 청량한 울음 소리다.
그 소리를 들으며 늦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데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식사를 함께 하자고.
누구와 함께 하든 지
이 나이에는 불러 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늘 마음에 두고 있는 벗이 먼저 연락을 해 올 때는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도 없다.
바깥에서 그를 만났다.
그리고 만나자마자 찾아간 식당.
롯데 벡화점 10층에 위치한 오색면전이다.
이 식당은 음식도 깔끔하게 나오고 맛도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것은 전망이 확 트여 있고
북항이 한 눈에 다 들어 와 식사하는 내내
눈도 함께 즐겁다.
오늘 그와 함께 한 메뉴는 떡갈비와 갈비찜 세트.
면이 함께 나와 갈비찜을 어느 정도 먹은 후
남은 갈비살을 면에 넣어 먹으면
사골납작우동의 맛이 한결 더 난다.
따로 고급 우동 한 그릇 먹는 기분이다.
식사를 한 후 그와 함께 간 곳은
라파엘의 작품이 있는 아테네 학당이다.
엊그제 성탄절에 아이들과도 왔지만
이 곳은 여느 카페보다 편안함과 푸근함을 안겨 주어 참 좋다.
그래서 더 종종 오기도 하지만.
물론 커피 맛도 좋다.
아무리 카페의 인테리어가 예쁘고 잘 꾸며져 있고
전망이 좋다고 하더라도 커피 맛이 별로이면
찾을 이유도 없다.
뭐니 뭐니 해도 카페를 찾아 가는 주 목적은
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커피 맛을 보기 위해서니.
그리고 이런 곳에서 좋은 벗과 함께 하는 시간은
소소한 일상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