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이야기

참 우울 하다

달무릇. 2024. 1. 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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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울 하다.

작년 4월에 잇몸과 이가 왠지 불편 하고 음식을 씹으면 한 번 씩 

시큰거리기도 하여

 걱정된 마음에 치과를 갔다.

 

의사는 엑스레이 검사와 육안으로 입 속과 치아 여기저기를

보는 듯 하더니 아무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면서

계속 아프면 큰 병원이나 대학 병원으로 가  보라고 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바로 대학병원으로 갔다.

다행히 대학 병원이 걸어가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고

지하철로 가면 단지 한 정거장이다.

 

이 나이에 크고 작은 병원은 물론 대학 병원이

집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지 모른다.

무엇보다 우선 마음의 위안이 된다.

 

 대학 병원이 좋기는 하지만

검사비와 치료비가 너무 비싸 아무 이유 없이 가기는

꺼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도 개인 병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엑스레이 검사를 한 후

의사의 면담이 있었는 데 역시 아무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한 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더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두 곳의 치과에서 검사를 받고도 분명 치아나 잇몸이 불편함에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 아래 아무런 조치나 약제 처방을  받지 못했음에도

그 후 여전히 잇몸이 조금씩 붓기를 느끼기도 하고 치아의

시큰거림을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엊그제 다시 한 번 개인 치과를 찾았다.

이 번에도 의사는 엑스레이 검사를 두어 번 하고 육안 검사를 하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어금니 아래에 염증(고름)이 심하니 이를 뽑아야 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혹시 모르니 대학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한다.

 

참 의사가 양심적이다.

그 정도, 즉 어금니 발치 정도는 스스로도 할 수 있을 텐 데

혹시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며 대학 병원으로 가 보라고 했다.

 

다음날 찾아 간 대학 병원.

이 번에는 지난 번과 달리 검사를 한 두 곳 더 하고

치아 확대 검사까지 했다.

 

그리고 의사 면담. 

역시다.

어금니 아래에 염증이 심하니 뽑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치료를 한 후 당분간 견딜 수는 있겠지만 지금 뽑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이유는 어금니가 그저 금이 간 상태가 아니라  많이 깨어져 있고

깨어진 부위가 많이 벌어져 있다고 했다.

지난 4월에도 그랬겠지만 그 때는 워낙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았고

치아 확대도 해 보지 않아서 발견이 안 된 모양이라고 했다.

 

그 때 발견 하고 치아 치료를 했더리도 여전히

지금 쯤은 발치를 해야 했을 거라고 말을 한다.

 

금이간 어금니  사이로 음식 찌꺼기가 들어 가

계속 염증이 쌓여 왔다고 하면서.

 

결국 3~4일 후 발치 하기로 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왔다.

병원 현관을 나오며 갑자기 우울 해 졌다.

 

이제 나도 본격적으로 노후에 접어 드나 보다.

여기 저기 치아가 닳아 시큰 거리기도 하는 데 다가

이빨까지 하나 뽑게 되었으니.

 

그 동안 사랑니를 제외 하고 28개 치아 모두가

건강하였는 데.

 

 

대학 병원에서 발치를 하기로 예약을 한 후

곧장 식당으로 갔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기 때문이다.

 

 

이날 밤은 잠도 안방에서 자기가 싫어 졌다.

그래서 매트와 요를 거실로 가져 가서 텔레비젼을 틀어 놓은 채

밤새 뒤척이며 반 뜬 눈으로 날을 새 버렸다.

 

아침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추운 날씨 임에도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기분 상태는 여전히 울적하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다시는 보지 못할 곳으로

멀리 떠나 보내는 기분이다.

앞으로 또 이런 일들이 가끔

한 번 씩 더 일어 나겠지.

그 때마다  늘 이렇게 우울한 마음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