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예쁜 바다가 보이는 화려한 카페 벗과벗으로...

달무릇. 2024. 3. 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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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이 아니다.

올 때에는 부모 형제 친지가 곁에서 반갑게 맞아 주었고

갈 때는 하느님(당신이 평소 믿고 의지 하던 그 누군가)이

우리 곁을 지켜 주고 있다.

 

그리고

살면서 가졌던 아름다운 추억 또한 우리와 함께 가 준다.

내 가는 길 외롭지 말라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연락이 왔다.

 

내 소중한 인연의 반가운 문자 한 토막.

노후에 받는 짤막한 문자 한 줄도 요즈음엔 참 소중하다.

 

누가 이 나이의 내게 관심을 가져 줄 것이며

간단한 안부 글이라도 보내 줄 것인가.

 

단 한 두 사람이라도 있어

무시로 만나 따뜻한 차 한 잔 이라도 함께 

하자 하면 

그 보다 더 큰 행복도 없는 나이에 와 있는 나.

 

그리움도 잘 타고 외로움도 잘 타는 나이.

오늘은 그를 만나 며칠  전에 홀로 가 보았던

카페로 가기로 했다.

 내가 좋아 하면 그도 물론 좋아 할 카페.

 

카페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 외에는 어느 구석

닮은 게 없는 우리.

 

어쩜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게 닮았는 지도 모른다.

맛있는 커피를 좋아하고

뷰가 좋은 예쁜 카페를 좋아하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기를 좋아 하고.

 

그리고 그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아주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기를 더 좋아하는 우리.

 

높은 산 보다 삼나무나 편백나무가 평화롭게 어울리며 우거진

숲속길을 걷기 좋아하고

파도가 잔잔한 모래밭이 있는 해변길을 걷기 좋아하는 우리.

오늘의 송도 해수욕장이 딱 그렇다.

따뜻한 봄날.

바람 한 점 없어 산책하기 더없이 좋고

하얀 모래밭을 함께 걷는 낯모르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것 또한 좋다.

 

비취색 바다 위를 아름답게 굴곡 지으며 흐르는 다리 위에서

작은 갈매기 떼를 바라다 보는 것도 좋다.

 

다리 위를 날으는 스카이 캡슐을 올려다 는 것도 좋은 데

그 위 코발트 빛 푸른 하늘은 오늘따라  더욱 곱다.

그렇게 둘이 걷다가 찾아 간 바닷가 거의 끝자락에

위치한 카페.

이렇게 바다를 한참 걷고난 후 찾아 가면 더욱 반가운 카페.

 

바깥에서 바라다 보이는 카페의 모습이 참 좋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더욱 황홀하고 찬란한 카페.

 

멋스러움은 좀 떨어지지만

자리를 잡고 앉으면 약간 고급지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카페.

덩덜아 나도 조금 고급스러워 지는 그런 카페.

내부 인테리어만큼이나 찻잔도 고급스럽고 차 향도 분위기 있다.

주문 한 라떼아트도 꽤 예쁘다.

함께 주문한 버섯 샐러드 조차 풍겨오는 향만큼이나

맛의 풍미도 좋다.

약간 세련된 느낌을 주는 버섯 샐러드다.

 

그도 카페의 분위기에 만족해 하고

다행히 커피 맛에도 만족해 한다.

커피에 관해서라면 꽤 까다로운 혀를 가지고 있는 그.

바닷가 나드리를 하고 난 후 조금 늦게 들어 온 집.

며칠 전에 사 둔 대저 짭짤이토마토가 빨갛게 잘 익었다.

한 입 베어 먹으니 속살이 무척이나 쫄깃쫄깃 하다.

 

마치 오늘 하루의 내 일상처럼 행복한 맛이다.

달콤짭조름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