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바다가 보이는 화려한 카페 벗과벗으로...
^*^
우리는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이 아니다.
올 때에는 부모 형제 친지가 곁에서 반갑게 맞아 주었고
갈 때는 하느님(당신이 평소 믿고 의지 하던 그 누군가)이
우리 곁을 지켜 주고 있다.
그리고
살면서 가졌던 아름다운 추억 또한 우리와 함께 가 준다.
내 가는 길 외롭지 말라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연락이 왔다.
내 소중한 인연의 반가운 문자 한 토막.
노후에 받는 짤막한 문자 한 줄도 요즈음엔 참 소중하다.
누가 이 나이의 내게 관심을 가져 줄 것이며
간단한 안부 글이라도 보내 줄 것인가.
단 한 두 사람이라도 있어
무시로 만나 따뜻한 차 한 잔 이라도 함께
하자 하면
그 보다 더 큰 행복도 없는 나이에 와 있는 나.
그리움도 잘 타고 외로움도 잘 타는 나이.
오늘은 그를 만나 며칠 전에 홀로 가 보았던
카페로 가기로 했다.
내가 좋아 하면 그도 물론 좋아 할 카페.
카페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 외에는 어느 구석
닮은 게 없는 우리.
어쩜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게 닮았는 지도 모른다.
맛있는 커피를 좋아하고
뷰가 좋은 예쁜 카페를 좋아하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기를 좋아 하고.
그리고 그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아주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기를 더 좋아하는 우리.
높은 산 보다 삼나무나 편백나무가 평화롭게 어울리며 우거진
숲속길을 걷기 좋아하고
파도가 잔잔한 모래밭이 있는 해변길을 걷기 좋아하는 우리.
오늘의 송도 해수욕장이 딱 그렇다.
따뜻한 봄날.
바람 한 점 없어 산책하기 더없이 좋고
하얀 모래밭을 함께 걷는 낯모르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것 또한 좋다.
비취색 바다 위를 아름답게 굴곡 지으며 흐르는 다리 위에서
작은 갈매기 떼를 바라다 보는 것도 좋다.
다리 위를 날으는 스카이 캡슐을 올려다 는 것도 좋은 데
그 위 코발트 빛 푸른 하늘은 오늘따라 더욱 곱다.
그렇게 둘이 걷다가 찾아 간 바닷가 거의 끝자락에
위치한 카페.
이렇게 바다를 한참 걷고난 후 찾아 가면 더욱 반가운 카페.
바깥에서 바라다 보이는 카페의 모습이 참 좋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더욱 황홀하고 찬란한 카페.
멋스러움은 좀 떨어지지만
자리를 잡고 앉으면 약간 고급지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카페.
덩덜아 나도 조금 고급스러워 지는 그런 카페.
내부 인테리어만큼이나 찻잔도 고급스럽고 차 향도 분위기 있다.
주문 한 라떼아트도 꽤 예쁘다.
함께 주문한 버섯 샐러드 조차 풍겨오는 향만큼이나
맛의 풍미도 좋다.
약간 세련된 느낌을 주는 버섯 샐러드다.
그도 카페의 분위기에 만족해 하고
다행히 커피 맛에도 만족해 한다.
커피에 관해서라면 꽤 까다로운 혀를 가지고 있는 그.
바닷가 나드리를 하고 난 후 조금 늦게 들어 온 집.
며칠 전에 사 둔 대저 짭짤이토마토가 빨갛게 잘 익었다.
한 입 베어 먹으니 속살이 무척이나 쫄깃쫄깃 하다.
마치 오늘 하루의 내 일상처럼 행복한 맛이다.
달콤짭조름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