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해수욕장 갈대 숲과 부산의 베네치아 풍경...
인생이 뭐냐고
왜 사냐고
물어 볼 필요도 없고 고민을 할 것도 없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 났고
태어난 이상 그저 잘 살다가 가면
그 뿐 이다.
더구나
무엇이 잘 사는 것이냐고 물어 볼 필요도 없다.
그저 즐겁게 살면 그만이다.
하루 하루 주어진 삶에 내 나름의 최선을 다 하고
그 최선에 후회만 없으면 된다.
우리는 즐겁게 살기 위하여 태어 났기에
그저 즐겁도록만 노력을 하자.
인생은 희극과 비극 사이 그 어디 쯤일 뿐.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달려 가는 곳.
바다가 보이는 동쪽 창가 이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집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방.
그럼에도 창이 많아 일년 내내 집 안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곳이다.
그런데도 좋다.
동쪽과 남쪽으로 동시에 창문이 나 있어서.
건물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막힌 곳도 없다.
오늘도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이 너무나 고요하고
바다는 잔잔 하다.
수시로 오고 가는 작은 배들만 바쁠 뿐.
지금도 어디선가 무엇이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더는 참지를 못하고 아침 커피조차 걸르고 바깥으로 나갔다.
아침 요기만 간단히 한 채.
그리하여 맨 처음 찾아 간 곳이
다대포 해수욕장 갈대 숲.
늘 그렇지만 갈대는 일년 중에서 푸르른 색을 띌 때 보다
갈색을 제 품에 간직을 할 때가 더 많다.
아니 어쩌면 갈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늦가을을
연상하는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가을이라고 하면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갈대 숲을 바라 보면 어쩐 지 내게는 가을 여인이 떠오른다.
같은 색깔의 바바리 코트를 입고 주머니를 손에 낀 채
먼 바다를 바라 보던 긴 머리의 여인.
어느 작품에서 봤던 장면인 가 보다.
인상이 무척 깊었 던.
휴일이라 나드리객들도 많다.
주로 가족이나 연인들이다.
어느 관광지에서나 마찬가지로.
바다를 바라 보며 다대포 해수욕장 갈대 숲을 걸으면
그 모두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낭만으로 가득한.
나 역시 잠시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한 시간 가량 갈대밭과 소나무 밭, 그리고 모래밭을 거닌 후
약간 피로함을 느끼며 주위에 있는 카페를 찾아 들어 갔다.
건물의 맨 꼭대기에 있어 다대포 바다가 한 눈에 다 들어 오는 곳.
그렇지만 너무 건물의 꼭대기에 있어 손님들이 별로 찾아 오지 않는 카페.
이 크고 넓은 카페에 손님이라고는 나 외에 단 한 팀이다.
그 것도 꼭대기 두 층을 쓰는 데
그들은 아래층을 쓰고 난 혼자 윗층을 썼다.
뭔가 몸과 마음이 아주 자유로운 느낌이다.
이 넓은 홀을 나 혼자 다 사용 하다니!
그러나 커피 잔과 맛이 아쉽다.
맛도 내 취향에서 좀 떨어져 있는 데 다가
컵도 머그컵 대신 일회용을 내 준다.
머그컵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 데.
손님이 너무 없는 탓일까
배가 조금 섭섭 하지만 디저트에 언뜻 손이 가지 않는다.
뭔가 방금 나온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이 건 순전히 내 기분 탓이다.
카페의 커기에 비해 손님이 너무 없는 탓에.
아마 다른 날에는 손님이 이토록 없지는 않겠지.
하필 내가 온 날만 이렇겠지.
오늘 이 시간 내가 마음껏 편히 쉬어 가라고.
카페를 나와 찾아 간 식당.
싸고 맛있다고 소문이 난 식당.
내 입에는 이 집의 짬뽕보다 짜장이 훨씬 맛이 있어
갈 때마다 거의 대부분 짬뽕보다 자장면을 주문 하는 데
오늘은 오랫만에 짬뽕을 주문 해 보았다.
왜냐면 이 집은 사실 자장면보다 짬봉을 먹는 손님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 역시 난 잘못 주문을 했다.
너무 맵고 짜다.
혀가 얼얼 하다.
결국에는 절반도 채 못 먹고 탕수육을 주문 했다.
그제서야 얼얼했던 혀가 되살아 났다.
다음엔 꼭 칼짜장이나 다른 걸 주문 해 먹어야 겠다^^
식사를 하고 찾아 온 곳.
식당에서 걸어서 반 시간 가량 걸리는 곳.
바로 부산의 베네치아라고 하는 부네치아.
장림항이다.
그러나 이제 장림항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지인이나 현장 어부들은 그렇게 부를 지는 몰라도.
꽤 짧은 기간 전에 방문을 했는 데도 그에 비해
제법 많이 변했다.
조형물도 새로 몇 개 설치를 하고
한 켠에는 아직도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풍경은 여전 하다.
부네치아를 간단하게 한바퀴 돌고난 후 다시 찾아 간 카페.
방금 전에 마셨는 데도 불구 하고 커피 생각이 간절 하다.
아마도 짬뽕이 내게는 너무 안 맞았나 보다.
지나치게 맵고 짠 국물과 면.
그래서일까
한여름에도 거의 마시지 않는 냉 커피를 주문 했다.
대신 아이스 라떼로.
한 모금에 부대꼈던 속이 좀 편해 진 느낌이다.
카페에서 한 20~30분 머문 후 다시 부네치아를 한 바퀴 돌았다.
해가 아직도 중천에 있어 천천히 더 천천히.
춘분이 지나고 나니 해가 부쩍 길어진 느낌이다.
길어지는 낮길이 만큼
내 행복 지수도 딱 그만큼 늘어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