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밭이 펼쳐 진 겨울 바다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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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겨울 날씨 답지 않게 날씨가 포근 하다.
며칠 전만 해도 넘 추워 지상을 다니지 못하고
지하상가만 빙빙 돌며 운동을 하였는 데
이제는 경치 좋고 풍경 좋은 야외를 찾는다.
오늘 찾아간 곳은 집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다대포 해변이다.
겨울 갈대숲이 넓게 퍼진 고즈늑한 바다.
도토리나 신두리처럼 높지는 않으나
그래도 제법 사구 티를 내는 모래 언덕.
그리고 갈고 넓게 펼쳐진 모래 밭.
그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이다.
그리고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돌아 나가면
낙동강이 나온다.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갖가지를 갖추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곳도
거의 없으리라.
그리고 다대포의 석양은 또 얼마나 유명한가!
이 모든 것을 거의 품 안에 두고 즐길 수 있는 나는
또 얼마나 행운아인가.
날씨가 포근해서일까
겨울 바다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 속에 발을 담그거나 맨발로 긴 백사장을 걷고 있다.
너도 빨리 들어오라고 유혹의 손길을 계속 뻗치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그 유혹의 손길이 통하지가 않는다.
혹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손짓이었다면
모를까..ㅎ
언제 가져다 놓았을까
해변 곳곳에 무지개 의자가 놓여 있다.
예쁘다.
먼 길을 걷지도 않았는 데
쉬고 싶다.
모래밭을 걸어서 그런 모양이다.
아니면 커피가 고파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다대포 해수욕장에 오면
가장 자주 가는 곳이
카페 이지오와 플라워 카페 그런 날이다.
내 취향은 이지오 보다
그런 날이다.
그래서 오늘도 플라워 카페 그런날을 찾았다.
다대포 해변에 아주 오랫만에 온 것도 아닌 데
백사장도 변했고
카페 인테리어도 변했다.
변함은 좋은 것이다.
죽지도 않았고
썩지도 않았다는 것이니...
그나저나
내가 왜 그런다지.
오늘도 커피 직 후에 식사다.
그래도
배가 출출하니 요기를 해야 겠다.
오늘의 점심은 육회비빔밥이다.
이 집의 육회비빔밥은 맛있다.
그래서 그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방금 커피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안으로 들어 왔는 지도 모르겠다.
뭐
삶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꼭 규칙이나 순서를 따라서 살 필요는 없다는 것.
내 마음 가는대로 사는 것
그 또한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한 방법인 것을...
식후에 소화를 시킬 겸 걷는
겨울 갈대밭.
이보다 더 기분좋고 평화로울 수는 없다.
이야말로 내 마음의 안식이 아니고
그 무어랴.
내 일상
내일도 딱 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