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카페 하녹도 가고 한옥 한우 집도 가고...

달무릇. 2025. 2. 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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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 가면서

기분 좋은 추억을 남겨주는 일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상도 있다.

 

평생을 따져 보면 거의 반반 이겠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참 좋은 하루다.

 

설을 쇤 후 며칠 전부터 

내 몸처럼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나들이를 가자는 걸 이런 저런 일 핑게로

만남을 미루었다.

 

그러나 어제는 더는 미루지 못하고

만났다.

우리가 만나게 되면 아이는 늘

내 의견을 묻는다.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그러면 내 대답은 거의 한결 같다.

가 보고는 싶지만

혼자서 가기에는 참 어려운 곳.

 

그 어려운 곳들은 대부분

운전면허증과 차가 없는  내가 찾아 가기에는

상그러운 곳 들이다.

 

물론 택시를 타면 쉽게 갈 수는 있다.

늘 그렇게 하기도 하지만.

암튼 오늘은

아이와 함께 간 곳이 기장에 위치한 한옥 카페

'하녹;이다.

 

기장의 카페들은 대부분이 바닷가에 위치하지만

하녹은 산속에 있는 몇 안되는 카페들 중 하나다.

카페에 들어서자 고즈늑한 분위기와 함께

낮은 음률의 전통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길고 넓직한 대청머루에는 코타츠도 있다.

이 코타츠들은 태안에 살 때카페 트레블 브레이크에서

아주 특이하고 눈여겨 보았던 것들이다.

 

포근한 봄. 가을에는 이 곳에서

차나 커피를 마시면 좋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만을 즐기는  잘 생긴 외국인 남자 한 명과

다정한 연인 한 쌍이 이 곳에서 차를 즐기고 있다.

 

날이 포근해 지면 나도 이 곳에서 차를 한 잔 마시리라.

한옥 카페라 정원의 운치가 곱다.

카페 내부도 전체가 한옥 스타일이다.

기존 한옥을 개조했거나 주거 형태의 한옥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옥 카페를 염두에 두고 건축을 한 그런 한옥 카페다.

 

그래서 그런 지 더 편안하게 다가 온다,

디저트들도 하나같이 예쁘고 앙증 맞다.

먹기에 미안 할 정도로 귀엽다.

 

차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전통차도 있고

물론 커피도 있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행복한 곳은

이 좋은 곳에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다.

 

초컬릿처럼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런 느낌.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집에 오는 길.

우리는 철마 한우마을로 들어 갔다.

 

아이의 집에서는 좀 돌아 가는 곳.

하지만 부산에서 한우가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한 한우 마을.

 

그 중에서도 더 소문이 난 가게로 우리는 들어 갔다.

우선 홀이 넓고 쾌청 하다.

가격이야 어느 집 할 것 없이 다 같거나 비슷하겠지만

고기의 맛이나 질은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암튼 아이가 가는 곳을 따라 들어 갔다.

맛있는 집이라고 하니.

 

더구나 카페는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갔으니

식사는 아이가 가고 싶은 곳에서 해야지.

 

아무래도 나보다 젊은 사람이 맛집을

더 잘 알테니까^^

역시나 맛있다.

내 하루도 그렇게 맛있게

흘러 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