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이야기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여인...

달무릇. 2025. 3.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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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는 카페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의 포스팅을 보다보면

때로는 감탄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크게 수긍하며 고개를 끄떡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나도 앞으로의 삶은 저렇게 살아 봐야 겠구나

생각을 하기도 한다.

송도 용궁 구름다리를 걷고

점심도 먹고

카페에서 차 한 잔도 하고

 

평택 여동생의 짐을 용호동 동생집으로 옮겨 놓고

우리는 내리는 비를 무릅쓰고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사실 나로서는 겨울 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여름비라면 그런대로 맞으며 걷기를 좋아하지만

추위조차 싫어하는 내가 겨울 비 속을 걷는 일은

더더구나 싫다.

 

그렇지만

막내가 바다를 보고 가고 싶다고 하니

나도 비 내리는 겨울 바다를 오랜만에 걸으니

참 좋구나 해 주었다.

 

물론 용호동 동생도 내 맘과 아주 비슷했으리라 싶다.

 

그러나 모두가 초로의 노인들이라

젊은 사람들처럼 비를 맞으며 즐겁다며 하염없이 걸을 수는 없다.

더구나 겨울 비가 아닌가.

 

우리는 주변 쉬면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마침 눈에 딱 들어 오는 곳이 있었다.

매드 독.

시카고 피자집이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맛집으로

통하고 있다.

백종원도 이 집 피자의 치즈맛에 감탄한 곳이기도 하다.

예전 아주 오래 전.

1970년 대 말인가

혹은 1980년 대 초엽인가.

 

노르웨이 국적선 

당시에는 나름 호화 유람선이었던

사가 피요르드(피요르드의 전설)호에서 먹었던

딱 그 피자 맛이었다.

 

치즈가 끝없이 길게 뻗혀져 나왔던 그 피자 맛.

우리는 피자와 샐러드를 주문했다.

그리고 하이볼도 한 잔씩 더불어 주문했다.

대신 무알콜로 주문을 했다.

 

어제 회를 먹으며 소주를 한 잔씩 했으므로

연이틀 술을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라

무알콜 하이볼을 마시기로 합의 했다.

 

그런데 하이볼 맛이

지난 학기 평생학습관에서 수업 시간에 내가 손수 만들었던

하이볼 맛보다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그 때는 내가 손수

만든 것이라 더 맛있게 여겨졌나 보다.

 

그 때도 치아 치료 중이라 무알콜 하이볼을

만들어 마셨다.

 

그런데

용호동 동생은 이런 곳이 쑥쓰럽다고 한다.

주변에 전부 젊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영감.할마이들이 주책없이 와 있는 것 같다며. 

 

반면에 막내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기를 받으며  술을 마시니  참 좋다고 한다.

 

한 배에서 나온 자매가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을 타고 났다.

 

오라비인 나는 그 둘의 성격이 다 좋다.^^

밝고 명랑한 성격도 좋고

얌전하고 조신한 성격도 좋다.

 

둘 다

내 핏줄인 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