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에서 도보로 카페 신기산업과 신기숲 카페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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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단 몇리라도 걷지 않으면
온 몸에 좀이 쑤신다.
나이가 칠십이라고 하지만 요즘 우리 체력은
옛날 어르신들 하고는 많이 다르다.
아직도 하루 세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걸어도 거뜬하다.
유독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모르긴 몰라도
요즘의 내 나이 또래는 다들 나와 비슷하리라
체력뿐 아니라 외모도 옛날 우리 부모님 세대보다
최소 다들 십년은 젊어 보인다.
요즘 남자들은 특히 싱글들은 혼자서도
식당을 잘 찾아가고, 이런저런 카페도 잘 가고
혼자 여행도 잘 다닌다.
물론 외식을 많이 하고
집 바깥생활이 익숙하다고 해서
집을 예전 홀아비들처럼 아무런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하지 않고 나가는 사림도 거의 없다.
내 주변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다.
오늘도 역시 집을 나서기 전에 누가 언제 내 집에 오더라도
흉이 되지 않게 정리정돈을 해 놓는다.
오늘도 마트에 주문한 먹거리를 말끔하게
정리를 해 놓고 나섰다.
외출을 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바로 편히 쉴 수 있게.
오늘도 발길은 영도로 향했다.
요즈음엔 영도 발길이 잦다.
영도에는 아주 오랜된 친구가 두엇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왠지 영도로 가면 발길도 가볍고 마음도 편하다.
내 몸과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이리라.
엊그제는 흰여울마을이 있는 이송도를 둘러 보았으니
오늘은 다시금 봉산마을 주변을 둘러 볼 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도다리를 건너지마자 마음이 바뀌었다.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오후.
갑자기 진한 홍차 한 잔이 생각 났다.
며칠 전에 청학배수지 부근에 있는 카페 신기산업을 찾아 가다가
갑자기 홍차전문 카페인 홍차왕자가 눈에 들어와 커피를 포기하고
홍차왕자에서 마살라차이 홍차를 마셨는데
그 향이 딱 내 취향에 맞아 떨어져 다시금 그 차 맛이
그리워져 그리로 발길을 돌렸다.
영도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틀어 예전 남도극장이 있는 해동병원 길건너에서
직진을 하면 센터럴 예일린의 뜰 아파트가 나오고
그 아파터를 지나 계속 올라가면 6번과 9번 버스가 다니는 중산복도로가 나온다.
걷기 싫을 때에는 영도다리에서 바로 이들 버스를 타면 된다.
그 산복도로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홍차왕자 카페가 나온다.
카페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항과 북항대교가 한 눈에 들어 온다.
3층까지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변덕스러워
막상 카페 앞에 발이 닿으니 다시금 커피가 생각 나서
신기산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홍차왕자에서 가던 길을 조금만 더 가면 청학배수지가 나오고
그 청학 배수지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카페 신기산업이 나온다.
신기산업 옆에는 신기숲카페가 있다.
오늘은 카페에서 보이는 바다풍경보다 숲이 더 그리워
신기숲 카페로 향했다.
신기산업이 1호점이고 신기숲은 2호점이다.
그리고 흰여울문화마을에 3호점이 있는데
신기여울이 바로 그 3호점이다.
이 송남사 바로 옆에 신기숲카페가 있다.
신기숲을 나와서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다시 천천히 걷고 또 걸으며 영도다리를 넘어 왔다.
부두로를 따라서.
내 다리가 참 고맙다.
아직은 이렇게 마음껏 여기저기 걸을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