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이야기

나에게는 더욱 따뜻했던 설 명절...

달무릇. 2023. 1. 26. 13:31

^*^

춥다.

많이 춥다.

오랫만에 부산 다대포 앞바다도

얼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마음은 더 허전하다.

 

아마도 설명절 동안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 많았던 터라

지금은 더 춥고 외로운 지도 모르겠다.

 

상큼 발랄한 며느라기 내외가 왔다가고

듬직한 사위 가족도 왔다 갔다.

 

올 설날엔 특별히 내가 그들을 위해 내 집에서

손수 떡국을 끓여다 주었다.

 

하얀 쌀떡국과 오색떡국을 섞어서.

 

떡국 국물로는 떡국전용 육수에 도가니탕을 넣었다.

그리고 김과참기름 그리고 깨소금은 각자의 취향대로 먹으라고

통째로 내 주었다.

 

모두가 맛있다고 한다.

맛이 있으나 없으나 늙은애비가 정성드려 대접했으니

당연히 맛있다고 해야겠지^^

후식으로는 체리와 한라봉, 그리고 천리향과 곶감을 내 주었다.

떡국이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고 하면서도

과일 또한 내어 주는대로 남기지도 않고 잘 먹는다.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내 보기에도 흐뭇하다.

 

또 오랫만에 그들에게 새배도 받고 용돈 또한 받으니

그 역시 흐뭇하다.

 

그렇다고 나역시 후손들에게 새배를 받고

그냥 넘길 수가 없어

예쁜 봉투에 담아 새뱃돈을 나누어 주었다.

너나없이 좋아한다.

 

그 기뻐하는 모습에 나역시 흐뭇하다.

설날에 가족들이 모이는 맛이 바로 이것이지 싶고

또한 바로 이 게 사람이 사는 보통의 일상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설명절이라고 하나

젊은 사람들을 오랫동안 집 안에 둘 수가 없어

커피와 디저트는 나가서 마시자고 했다.

 

그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러 나온 곳은

광복동에 위치한 연경재다.

 

 

 

남포동 골목길과 광복동 대로를 거닐면서

명절 분위기도 함께 느끼고 싶어서다.

 

연경재는 작년 초여름에 와 보고

오랫만에 다시 와 보는 곳이다.

시내 중심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기도 하려니와

부산에는 예쁘고 좋은 카페가 많아 갈 곳이

참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경재는 달항아리 디저트가 특이하다.

 너무 달달해서 나는 좀 별로지만 젊은이들은 좋아한다.

대신 딸기가 들어간 것은 새콤달콤해서 먹을만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디저트 모양이 특이하고 예쁘다.

물론 커피 맛도 좋고 한옥분위기라서

그 또한 좋다.

 

 

 

그리고 난 후

다시 시내 한바퀴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새 살짝 배가 고파 와

우리는 근처 초밥집으로 들어 갔다.

 

초밥 또한 오랫만에 먹어 본다.

초밥은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 조차 다 좋아해

그 또한 다행이다.

 

설명절임에도 가게 안은 손님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새밑을 두고 코로나 백신 5차를 맞았기 때문이다.

내 건강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의 건강이 걱정 되어서도

5차를 맞았다.

아이들은 5차까지는 맞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ㅎ

식사를 하고도 헤어지기 아쉬운 탓일까

아이들은 다시 차 한 잔을 더 하고

집에 가자고 한다.

 

이 번에 그들을 데리고 간 곳은

구 미화당 백화점(지금 ABC마트) 앞 작은 골목에 위치한

유동커피다.

 

유동커피는 제주 감성이 묻어 있는 카페인데

그 본점은 서귀포에 있다.

그렇지만 서귀포 본점보다 부산 카페가 훨씬 크다.

 

카페 랑데쟈뷰와 좀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그렇게 잠시나마 즐겁고 행복한 설명절이 지나고

아이들이 다 떠나간 빈 집에는

먹다가 남은 과일들만이 이 접시 저 접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