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 생각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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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다지 외롭거나
고독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1인 가구 40퍼센트인 시대.
거의 천만 가구가 단독 세대가 아닌가.
그리고 때때로 혼자인 게
참 편하기도 하다.
둘이라면 덜 외롭고
덜 고독감을 느낄지 몰라도
우리는 늘 외로움을 탄다.
배우자가 있든없든
아니 대가족을 이루어 산다고 한 들
우리는 언제나 외로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지
어디를 어떻게 떠돌든 지
방랑 후에 나 돌아갈 집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늘 위안이 된다.
하나의 다른 욕심이 있다면
가슴에 묻어 둘 사람 한 명 정도 있다면
좀 더 지금보다 덜 외로움을 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정도.
바가봉드가 되었던
돈데 보이가 되었던
타국에서도 이렇게 악기 하나 가진 채
훌훌 떠 다니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가.
거기에 비하면
지금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형제가 있고 벗이 있고
후손이 있지 않은가.
나는....
오늘의 내 일상.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으며
작은 공간 한 번
휘~ 둘러 보고
어디든지 갈 곳이 있다는 건
어쩜 지금이야 말로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일상이고 순간이지 아니한가.
행복하다 생각 하면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으리라.
또한 인연은 조금만 애쓰면
스스로 찾아오는 것.
숲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고운 생명들처럼
인연은 생명을 가지고 언제나 활기차게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지 아니한가.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맛을 접하는 순간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인연이든 지
만남에는 달콤함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자신의 입 맛에는 맞는.
그러고 보니
오늘 우연히 시장 과일 과게에서 만난
망고스틴이 얼마나 맛있던 지
아직도 그 맛이 혀끝에서 맴돌고 있다.
마치 예전에 현지에서 맛 본
잊지 못할 그 맛처럼
사르르 혀 안으로 녹아 들어 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러리라.
처음 본 사람임에도
아주 오래 전에
사랑했던 사람처럼 달콤하게 다가 오는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