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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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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해당화 꽃으로 만발한 다대포 해수욕장...

달무릇. 2024. 4. 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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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을 다녀 온 피로감.

그 피로감으로 인해 일찍 잠자리에 든 덕분에

아침 잠도 일찍 깼다.

 

물 한 잔을 들고 다가 간 창가.

흐릿하고 노란 해가  작은 바다 건너 편에서

떠오르고 있다.

 

아른 아침의 안개 탓일까

미세 먼지 탓일까

일기예보에서는 미세 먼지 이야기가 없었던 걸로 보아

거의 그렇 듯 동녘에 길고 얇게 퍼진 구름 탓이거나

아침 안개 탓인 것 같다.

 

아니면 어제의 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유 이기도 하다.

암튼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내가 역마살이 끼이기는 참 많이 끼여 있는 모양이다.

일어나자 마자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니.

해서

집을 나와 찾아 온 곳이

다대포 해수욕장이다.

 

꽤 오랜만이다.

산책객도 여기저기 있고

샛노란 꽃들도 아직 지지 않고 예쁜 품새를 뽐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고 있고

또 한 편에서는 아직 피어 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름답다고 여겨 지지는 않는다.

유채꽃은 이미 지겹도록 보고 또 보았기 때문이다.

해서

유채꽃을 뒤로 하고 얼른 해변으로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해변 모래밭은 맨발로 걷기에 더욱 좋다고 한다.

그 한쪽에서는 봄맞이 공연이 한창이다.

가수의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중년들이다.

노래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또한 중.노년들 이다.

그 공연조차 뒤로 하고 나도 양말을 벗고 신발을 들고

맨발 걷기를 하러 해변으로 나갔다.

발가락 촉감이 참 좋다.

사그락 사라락 모래알이 발가락 사이를 들어 왔다 나가면서

발바닥에 주는 촉감이 그지없이 좋다.

 

기분  같아서는 종일 이렇게 바닷가를 맨발로 걸으며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몸과 마음에 치유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몸은 갈대밭으로 향했다.

이제 막 뽀송하고 푸른 솜털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갈대밭.

짙은 갈색의 가을 밭도 좋지만 이렇게 긴 겨울을 지나고 

녹색 옷으로 갈아 입고 새 삶과 청춘을 맞이 하는 봄날의 갈대밭을

바라다 보는 것도 더없이 좋다.

 아직 바닷가 갈대밭의 모습은 지난 겨울의 흔적을

완전히 다 버리지 못한  채 여전히 마음 한 켠에는 

지난 계절의 추억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년 중 이 맘 때의 모습이

내게는 가장 예쁘게 다가 오는 갈대의 모습이기도 하다.

 

갈색의 머리 아래로 푸른 옷감을 온 몸에 걸치고 있는 

봄날 한 가운 데의 갈대 모습.

마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모습 같아 좋다.

그러나 오늘 내가  이 바닷가

다대포 해수욕장을 찾아 온 진짜 이유는

해당화 꽃이  피었을까

피었으면 얼마나 피었을까 궁금해서 였다.

 

 

역시 내 바램대로 여기 저기 해당화는 그 꽃을 

만발하게 피워내고 있다.

지금부터 꽤 오랫동안 해당화는 피고 지고 하겠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꽃을 보러 찾아 올 테고.

그러고보니 그 곁에는 붉은 아카시아 꽃도 활짝 피어 있다.

아카시아 꽃을 보니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 온 느낌이다.

 

긴 팔, 다소 두꺼운 옷을 좋아하는 나도

서서히 얇은 옷이나 반팔을 준비 해야 할 듯 하다.

꽤 긴 시간 동안 다대포 해수욕장을 돌고

오랫만에 찾아 온 카페 그런 날.

 

주인이 아는 척을 한다.

몇 달 만에 찾아 왔음에도 아는 척을 해 주니

더욱 반갑고 고맙다.

카페 벽에 캘리 그래프로 쓰여 진

예쁜 글귀 하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그래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당신 이다.

 

지금 내 마음 속을 알고 있는 그 사람

바로 당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