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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요즘 어디를 가든 지
만산 홍엽 가득 알록달록 하지 않은
산과 들이 없다.
아니 그들 뿐만 아니라
거리가 온통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들고 있다.
지금 내 인생과 삶도 딱 이쯤
그 어드메에 있다.
한때는 푸르름으로 가득한 청춘이 내내
곁에 머무르고 있으리라는
오만에 가득 차 있던 때도 있었지만.
그 오만으로 가득했던 청춘만큼
푸른 가을이 보고 싶다.
푸른 가을이 가득한 곳.
삼나무 숲이 우거진 곳
그 곳이 문득 그립다.
집에서 멀지도 않고
또 자주 가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유독 더 푸른 숲이 그립다.
편백나무가 무성한 공원 작은 산책길이.
이 가을
푸르른 편백나무 숲과 삼나무 숲이 그리운 것은
애틋한 사람과의 좋았던 그 짧은 순간들이
바늘끝 처럼 가슴을 찌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숲속 그늘 의자와 같았던 너
이제는 폐허가 된 집의 무성한 잡초만이
내 가슴 속에서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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