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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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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이야기

아름다운 그녀가 차려 준 밥상..

달무릇. 2024. 1. 10. 11:08

^*^

한 동안 소식이 적적하던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요즈음 나는 한가하고 그녀는 무척이나 바쁘다.

겨울철인 요즘엔 평생학습관도 수업이 없고

노인복지관도 운영을 잠시 멈추고 있다.

 

파크골프나 탁구라도 심심풀이 삼아 해 보거나

배우고 싶지만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천성이 내성적이라 선뜻 남 앞에 먼저

나서지도 못한다.

그저 다른 사람이 다가 와 말을 걸어 주면

못이긴 채 대꾸를 해 주고 슬그머니

대화에 끼어 든다.

 

사정이 이러하니

나를 보러 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고

그 순간의 기쁨과 행복은 무슨 말로도 다 표현 하기 어렵다.

 

딸과 아들 가족이 있다고 하지만

각자의 생활이 있고

각자의 가족과 직업이 있어 잘 해야

두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본다.

 

그나마  각자 그들을 보는 게 홀수 달과 짝수 달로 

나뉘어져 있어 매 달 만나는 셈이 되어

고적함과 허전함이 좀 덜 하다.

 

반면에 그녀는 이 겨울에도 참 바쁘다.

일도 있고 또 문화센터에 가서 그림도 배우고

커피 바리스타 과종도 배우는 중 이라고 한다.

 

워나와 송이도 문화센터에서 요사이 

그림을 배운다고 하던데

여성들은 의외로 그림을 좋아하고 또 재주도 있다.

 

나 역시도 지난 학기에 연필 정물화를 배워 봤지만

힘들고 진도조차 나갈 수 없어 몇 번이나

포기 하려고 했는 지 모른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주말을 틈 타 잠시 나를 보러 온다니

그 고마움과 나의 기쁨이 어찌 크지 않을 수가 있을까.

시내에서 그녀를 만나 가장 먼저 할 일은 우선 식당을 찾는 일이다.

점심 시간을 좀 넘겨 찾아 왔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점심을 건너뛰고 있고.

 

오랜만에 찾아 온 그녀라고 하지만

크게 손님 대접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 또한 

내게는 참 다행이다.

 

천성이 소박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 탓이라

남에게 부담을 쐬우는 것을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와 함께 찾아 간 곳은

시내의 소박한 중국집이다.

주문 한 메뉴는 유린기와 유니짜장.

 

그걸로 둘이 함께 나누어 먹는다.

 

비록 거창한 상은 아니지만

좋은 벗과 함께 하는  시간이니만큼

이보다 귀한 자리도 없다.

그렇게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우리는 남포동 엔터테이너 거리와 골목 식당가를 한바퀴 돈 후

입가심도 할 겸 주변 카페를 찾아 들어 갔다.

 

그런데 우리가 찾아 간 곳은

다름아닌 별다방이다.

 

별다방에 쿠폰이 있다고 하여서다.

 

다음에 친구들과 사용 하라고 하였지만

그냥 있는 쿠폰 쓰자고 한다.

오후에 만난 탓인 지

아니면 함께한 시간이 너무 즐겁고 소중한 탓인 지

시간이 금방 지나 가 버렸다.

벌써 하늘이 껌껌 하다.

 

짧은 겨울 해 탓도 있으리라.

 

그래도 집에 도착 하니 배가 조금 출출 하다.

반갑고 귀한 손님을 위해 슬슬 저녁 준비를 하려는 데

그녀가 끼어 든다.

 

아니 사실은

그녀가 본격적인 저녁 식사 준비에 들어 간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녀가 집에 오면  그녀는 주방장이 되고

나는 보조 셰프가 된다.

 

그녀는 손도 가볍고 또한 빠르기도 하다.

냉장고에 있는 간단한 재료들로 후딱 생선 전과 달걀 프라이도 만들고 국도 끓여 낸다.

아주 순식간이다.

 

 

그 외에 집에서 손수 만들어 왔다는 간장 게장도 상에 올렸다.

간장 게장하면 바로 암컷의 알배기가 풍부한 가을 게장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녀가 가장  자랑하고 솜씨 있는 요리 중의 하나가

간장 게장이기도 하다.

그렇게 둘이 함께 맛있는 저녁을 한 후

그녀는 또 나를 위하여 오뎅국을 한 냄비 가득 끓여 주었다.

가능하면 외식을 하기보다 집밥을 먹으라고,.

 

그녀

내게는 그 누구보다 천사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