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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아 옴에 따라 하늘도 조금씩 개여져 가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구름들을 밀어 내고 있는 까닭이다.
새해 인사 이후 다시 동생으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다.
안부 전화를 받는 김에 얼굴을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한 후
약간 서둘러 집을 나섰다.
집안에 있어 봐야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기에.
집을 나서니 풍물패가 보인다.
동네 골목과 시장통을 돌며 번영과 건강을 기원하는 놀이패다.
새해와 정월 대보름 사이에 하는 우리의 전통문화이기도 하다.
동생을 만나자마자 이기대로 향했다.
원래는 이기대 둘레길에 있는 복수초를 보려고 하였으나
복수초는 보이지 않고 대신
매화나무가 벌써 활짝 피어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봄은 우리의 엄지발가락 끝에 와 있었던 것이다.
멀리 광안대교가 보이는 이기대 둘레길.
아니 사람의 눈으로는 카메라가 보는 눈보다
훨씬 더 가깝다.
봄이 우리 곁에 와 있는 거리만큼이나.
이기대 둘레길을 돌기에도 딱 알맞은 날씨다.
이기대 둘레길을 돌고난 후 찾아간 작은 카페.
아쉽게도 이기대 둘레길 부근과 오륙도 산책길 부근에는
딱히 이름이 났거나 대형 카페가 없다.
지난 가을 광안리불꽃 축제를 보러 갔다가
용호동 달빛공원에 있는 카페 말고는.
그런데
비록 작은 동네 카페이기는 하지만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조금 특이한.
동서양이 어지럽게 조화 없이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암튼 아주 눈에 거슬리는 그런 인테리어는 아니다.
한 번 더 와도 괜찮을 듯한 그런 분위기의 카페다.
커피 맛도 맛있다.
처음이거나 모르는 카페에 올 때는
다른 메뉴보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우리는 걸어서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갔다.
사실 걸으면 이기대에서 광안리까지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다.
이야기 하다 걷다보면 금방 도착 하게 된다.
평일인 데도 백사장에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긴 이 정도 인파는 해운대 해수욕장은 물론이고
송도 해수욕장이나 다대포 해수욕장에도 있다.
더구나 요즈음 바닷가에는 모래밭을 맨발로 걷는 사람이 많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모르나 최근에는 황톳길은 말을 할 것도 없고
숲속 오솔길이나 이처럼 바닷가 모래밭도 대부분 맨발로 걷는 분위기다.
민락 수변공원 초입의 청보리밭 풍경.
잔잔한 푸른 바다와 제법 잘 어울린다.
수변공원 한가운 데 쯤 있는 카페 민락 더 마켓.
걷다가 다리가 아플 때 쯤 잠시 들어 가 쉬기에 딱 좋은 곳.
카페라고 하기보다 그냥 작은 종합 상가.
그 끝에서 조금만 더 가면 민락 전통 시장이 나온다.
어쩐 일인 지 전통 시장에서 먹거리만 보면 입맛이 다셔 지고
저도 모르게 살짝 허기가 찾아 온다.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끝내 유혹을 참지 못하고 찾아간 전통 식당,
들깨 칼국수.
오늘도 이렇게 칼국수 한 그릇에 허기를 채우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소소한 일상
소소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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