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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을 가까이 하라고 하는데
근래들어 조금만 책을 봐도 눈이 침침하고 시린 것 같아
책을 보는 대신에
숲을 더 자주 찾는다.
그 곳에서 청아한 작은 새의 노래소리를 듣고
한 때 나란히 걸으며 미래를 약속하던 소녀를 돌아다 보기도 한다
이제 소녀는 간 곳 없으나
청아한 새의 노래는 그대로 남아 있어
그 노래가 소녀의 밝고 고운 음색으로 내게 다가 온다.
그래서 지금도 그 숲속이 좋다.
용두산 공원 숲속을 한바퀴 돌아
근대 역사 문화관으로 갔다.
그러나 내 눈에는 다른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작은 도서관으로만 다가 오고 있다.
정갈하게 꽂혀 있는 책.
조용히 책을 읽는 청년들.
이러한 풍경들을 조용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평화가 내 안 깊이 파고 들어 오는 것 같아 참 좋다.
그리고는 집에 오는 길
광복동 큰 거리를 지나다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 온다.
그렇지 않아도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터 였는데
얼른 발길을 카페 안으로 들여 놓는다.
카페 고니스.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어 참 좋다.
집애 오는 길.
멍게 한 접시를 사 가지고 왔다.
향긋하게 코끝을 찌르는 멍게 향
한 잔의 소주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밤이다.
이렇게 내 하루는 서서히 또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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