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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소망은
너의 작은 소망에
내가 들어 있었으면...
아침 식사를 조금 일찍 하고
대신 공원으로 향했다.
지금은 중앙공원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내 입에는 중앙공원보다
대신 공원이 더 익숙하다.
사람의 습관이나 관습이란 게
이토록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언제 찾아 가도 편안함을 주는 공원 이다.
특히 편백수림 속 여기저기 놓여 있는 쉼터와
평상들이 늘 좋다.
그러나 둘이라면 모를까
혼자가는 산책길에서는 늘 그냥 지나치는
쉼터이기도 하다.
오늘은 그렇게 공원을 한바퀴 돌고
카페 연경재를 찾았다.
연경재는 커피 맛도 좋고
카페라떼의 아트도 예쁘지만
디저트의 모습도 예쁘지만
그 맛이 내 혀에는 많이 달게 느껴져
대부분은 카페라떼만 마시고 나온다.
이 카페는 광복동거리 입구에 위치 해 있어
손님들 대부분이
젊고 예쁜 여성들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쉬고 있노라면
그들의 재잘거림이 쉼없이 귓속을 파고 드는 느낌이다.
젊은 여성들의 재잘거림
그것은 경쾌한 라틴음악이고
편안한 홈클래식이기도 하다.
카페에서 따로 음악을 틀어 줄 필요도 없을만큼.
카페 인테리어도 단순하지만
여기저기 편안하게 쉬게 끔 좌석과 테이블 배치도
잘해 놓았다.
카페를 나온 후
전에 살던 집으로 우편물을 가지러 갈 겸
하단 쪽으로 갔다가
우편물만 챙긴 후 바로 집으로 오기에는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어
다대포 해변으로 잠시 발길을 돌렸다.
해변에 도착하여 곧바로 솔밭 산책로에 이르자
어린 아이들이 소풍을 와 있다.
그렇지 4월 이 때쯤이면 초.중등 학교의 소풍철이지.
아련한 시절의 그 아름답던 추억들이
수류탄의 파편처럼 뇌리 속 여기 저기
파고 든다.
그들은 그녀들은 어디서 어떻게
다들 나처럼 늙어 가고 있는 지.
무심한 물결이 더욱 아련한 곳으로 데려 가고 있다.
그 때도 메꽃이 바닷가 뿐 아니라 얕은 산 곳곳에도
지천으로 피었는 데.
자연은 해마다 그 자리에서 피고 지고
또 찾아 오는 데
사람은 가고 오는 법이 없으니...
몽념 속에 잠겨 있다 보니
허기도 더 빨리 찾아 온다.
오랫만에 꼬막정식으로 좀 늦은 점심을 한 후
배도 소화 시킬 겸
다시 본격젹으로 해변 산책에 들어 갔다.
여기 저기 봄냄새가 가득하지 않은 곳이 없다.
누렇던 갈대밭도 파릇파릇한 새옷으로
거의 다 갈아 입었다.
그러나 사실
오늘 다대포 해변을 찾은 까닭은
해당화 꽃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른 꽃은 4월말이면 벌써
고개를 내미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예측이 맞아 떨어진 걸까
빨리 봄이 찾아 온 만큼
해당화도 밭 전체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아름답다.
모래밭의 빨간장미.
오늘 다대포 해변으로 오길
참 잘 한 것 같다.
훌쩍 곁으로 다가 온 여름이
약간 두렵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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