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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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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난 전.후 세상의 풍경들...

달무릇. 2023. 6. 4. 10:42

^*^

지난 몇년 동안 차츰 흐릿해지고 침침해 지는 눈으로 인해

불안과 근심으로 지내면서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던 백내장 수술.

 

눈은 워낙 소중한 것이라며

혹시 수술을 하다 잘못하여

눈이 더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의사의 실력에 대한 불신으로 미루어 왔던 수술.

지난 몇 년 전 태안에 살 때부터 의사가 백내장 증세기 보리니

수술을 하라고 권고 하였지만

그 수술이 겁이나서

백내장 진행속도만 늦추는 안약만 처방 받은 게

거의 3년.

그 후

부산으로 이사를 온 후 찾아간 병원에서도

의사가 백내장이 많이 진행되었으니

서둘러 수술을 해야하며

그렇지 않고 마루어 두면

 

대학병원 같은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였을 때도

당분간 약물 처방을 받은 후

좀 있다가 수술을 하겠다면

그 수술을 미룬 세월이 거의 2년.

그 사이

눈은 자꾸 더 침침해 졌고 흐릿해져 갔다.

결국은 더 미룰 수가 없을 것 같아

자진하여 새로 이사한 집 가까이 있는 병원을 찾아 갔다.

 

그것도 병원이 다행히 집 가까이 있어 그리 마음을 먹었지

만약 병원이 집에서 좀 더 멀었다면

또 수술을 더 미루었을 것이다.

역시나 의사는 수술을 더 마루지 말고

하라고 하였다.

 

다행히 병원 복도에 붙은 의사의 경력을 보니

의대 수석 졸업인데다가 여의사라서 차분하게

수술을 잘 해 줄 것 같아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수술을 하기 전 무슨 그렇게 사전 검사가 많은 지

약간은 지칠 지경이었다.

주변에서 언뜻 듣기로는

 

백내장 수술은 수술 결정 후  간단히 

빠르면 바로 2~3일 내에 수술에 들어간다고 하였는 데

여기서는 사전 이틀동안 연속해서

검사를 하였고

 

주변 내과 병원을 찾아가서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있는 지

피검사, 심전도, 소변검사. 혈압 등을 재고 오라고 하였다.

 

일단 내과에서는

백내장 수술을 받는데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그 후

수술은 일주일 후로 잡혔고

첫 왼쪽 눈의 수술은 조금 겁이나고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의사의 지시를 잘 따랐고 

의사도 노련하게 수술을 하여

 

수술을 한 다음 날 붕대를 풀고

간단한 시력검사를 한 후 주변을 둘러 보니

사물들이 너무 잘 보였다.

 

의사는 보름동안 물세안을 하지 말고

대중 목욕탕은 한 잘동안  가지 말고

술은 한 달 이상 마시지 말라고 하였다.

그 모든 의사의 지시를 착실하게 잘 따른 결과

눈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어

세수도 며칠 빨리 하게 되었고

대중 목욕탕도 빨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오른쪽 눈 백내장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이 번에는

지난 번 첫 수술  때보다 더 겁이나고 긴장이 되어

의사의 지시를 충분히 따르지  못하고 말았다.

 

의사는 제대로 협조가 되지 않으면 수술도 안되고

잘못하면 대학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며

주의를 주고 나무랐다.

 

그러나 한 번 긴장되고 수축된 몸은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수술을 하는 중에도 눈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고

스스로 느껴도 이 번 수술은 지난 번처럼 완벽하게

잘 되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역시나

수술을 한 다음 날

사물들이 지난 번처럼 깨끗하게

보이지도 않고 수술을 하기 전과 똑 같이

흐릿하고 침침하게 보였다.

 

집에 온 후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한 달 정도 지나면 조금씩 회복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자 조금씩 안정되고 걱정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날 의사에게

증상을 전부 이야기 하니

수술을 할 때 나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렌즈 가루가 조금 주변에 흩어져 묻은 것 같으니

 

오늘 당장 재수술에 들어 가 보자고 하였다.

 

이 번에는 그냥

될대라 되라는 식으로 자포자기 하고

수술을 받기로 하였다.

긴장하지도 않고

 일차 수술을 할 때처럼 꼭 그대로 의사의 지시를 하나하나 다 따랐다.

 

 

 

수술을 한 다음 날

붕대를 풀고 시력 검사와 눈 검사를 한 후 의사는

이 번 수술은 제대로 잘 되었다고 한다.

 

역시나!

의사는 수술 전 많은 사전 절차와 눈 검사를 하고

또 의사나름 최선을 다 하였지만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그 스스로의 자부심과 자존감.

즉 의대를 수석 졸업 하였고

여의사의 세심한 배려와 환자에 대한 책임감으로

바로 재 수술에 들어 가 준 덕분에

오른 쪽 눈은 다시 바로 다음 날 왼쪽 눈처럼 시원하게

사물들이 환하고 깨끗하게 보였다.

두 눈 다 밝고 환하게 보이니

마치 새 세상을 다시 바라 보는 것 같다.

이토록 잘 보이는 것을

 

그동안 걱정하며 미루어 뒀던 백내장 수술에

약간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지금 부터라도 이렇게 환한 세상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인지!

홀가분한 마음으로 몰운대를 찾아 갔다.

주말의 다대포 바다도 보고

몰운대의 숲속 산책길을 걸어 보기 위하여.

 

다대포 해안 솔밭에는 누구나 무료로 가족 단위로 찾아 와

솔밭 산책도 할 수 있고

솔밭에서 식사와 다과도 즐길 수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바다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송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새삼

세상 사람 모두가 더욱 더 행복하게 보인다.

 

지금의 내 마음만큼이나 행복하지는 않겠지만..ㅎ

다대포 해안을 한 바퀴 돌고난 후

집으로 와서 저 멀리 아래를 바라다 보니

 

작은 연립 건물 옥상 위에서 

한 가족이 나와 단란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평소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보이지 않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