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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길지 않지만
남은 삶
사랑하는 사람
하나 곁에 없이
살아간다는 것.
참 서글픈 일이다.
내 남은 시간
봄날처럼 빨리
그리고 아쉽게
지나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하루
보람되게 산다면
내 삶
호회롭지 않으리라
집을 나오자마자
납새미 미역국으로
배를 채운 후
천천히 천마산 중턱
산복도로로 향했다
우선 영국 공사관 옛터를 지나
천마산로를 따라
천천히 감천문화마을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천마산 경사로 엘리베이트를 타고
감천쪽으로 조금만
발길을 돌리면
노부부의 정다운 동상
한쌍이 나온다
바로 영화 국제 시장의
마지막 장면
파독 광부였던 남편과
간호사였던 아내의 동생이다
부끄럽지 않고
뿌듯했던 삶을 되돌아보며
막을 내렸던
마지막 장면의 바로
그 장소다.
이 길을 따라가면
부산 원도심의 모습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이제 막
활짝 향긋한 향을 내뿜기
시작하는
아가시꽃들을 뒤로하고
조금만 더 걸으면
하늘 산책로가 나온다
비록 짧지만 이 하늘 산책로를 걸으면
온세상이 내 발밑에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길 바로 아래에는
카페 370이 있다
보통 때는 동남아 다문화 젊은 여성들이 근무를 하는 데
오늘은 한국여성이
손님을 맞고 있다
오늘은
그들이 쉬는 날이라고
한다
이 카페에서도
커피 한 잔 하며
바라보는 원도심뷰와 바다뷰가 좋다
오늘의 주문메뉴는
아인슈페너 한 잔 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쉰 후
카페를 나오면
그 곁에
우리나라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최민식 기념관이 나온다
우리가 익히 보고
알고 있는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의 작품이기도
하다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기 시작하여
가던 길을 중단하고
서둘러 집으로 왔다
역시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역시
서둘러 돌아오길 잘했다
멋진 선택이다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또 이렇게 내 하루는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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