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의 시작은
금.은수저는 커녕
동수저도 흙수저도
아니었다.
내 입에는 어떤 수저도 하나없이 말 그대로
알몸 하나뿐 이었다.
그래도
내 유.소년 시절은 즐거웠고
청소년 시절은 행복했다
비록 그 시절 내내 경제적
어려움이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항복했다
온실속 식물처럼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내 부모님은 아무렇게나
내 버려진 야생화처럼
키우지도 않았다
한 번도 넓고 평탄한 길을
걸었던 적도 없었지만
형제.남매간 우애는 언제나
돈독했다.
힘들고 고단한 길을
걸을 때에도
우리는 한 번도
서로의 손을 놓아 본 적도
없다
가끔씩
길 잃은 새처럼
먼 길에서 헤매다가도
우리는 서로의 눈에서
멀어지지 않기위하여
늘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챙겨주었다
다행히 그래서일까
성인이 된 이후 우리 모두는
최소한 경제적 자유는 얻게
되었다
아직도 여전히
겨우 흙수저에 머물고 있지만
금수저도 은수저도
부럽지 않은 삶을
우리는 누리고 있다
먹거리를 걱정않고
입을 것과 잠자리를 걱정하지 않으니
이만하면 참 잘 살아왔고
잘 살고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
내 개인적 삶 은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나보다.
내 자신도 모르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이
하는 말을 보면.
그 어렵고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잘 이겨내는 걸 보면
보통 멘탈이 아니다
라고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어쩜 그들 모두의 말이 맞는 지도 모르겠다
매 끼니 식사를 하듯
참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면서도
제대로 아파해 본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없었던 것 같다.
청춘의 시절을 거쳐 노년으로 오는 동안
그 길고 긴
한 사람의 삶이 거의 다 해 갈 동안.
한 번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도 없었고
그렇게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또한
한 번 이라도 진심으로
사랑다운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까.
단 한 번
그 7년을 제외 하고.
그 칠 년이
가장 행복했었다라는
말도
그녀가 내게 해 주었기 때문에
비로소 깨달았다.
돌아보면 역시
그 시간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가 아니었을까.
지금도 내가 매일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내 칠십년 인생에서
함께 한 그 칠 년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앞으로 내 남은 삶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다.
만약
끝까지 홀로 살다
눈을 감는다고
해도
이 7년이 있었기에
내 남은 삶도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곁에
누구 하나없이 홀로 떨어져 있기보다
여전히
둘이기를
한 편의
잘 그린 그림으로 남기고
가고 싶다
'소소한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직업 (0) | 2025.06.07 |
---|---|
아주 명료한 하루... (5) | 2025.06.06 |
그녀의 분내에 취하며.... (2) | 2025.05.29 |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의 일상 (1) | 2025.05.24 |
텅 빈 냉장고 텅 빈 일상... (0) | 202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