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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긴 비가 끝나고
동으로 난 창을 통해 햇살이
깊숙하게 비치는 날엔
설레임이 가슴 가득 파고 든다.
오늘은 아침 식사만 하고
모닝 커피는 생략하고
그냥 영도로 넘어 갔다.
갑자기 홍차 한 잔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가 좋을까 하고
집을 나서기 전부터 이 것 저것 떠올려 보았으나
마땅한 게 생각나지 않아
오늘은 그냥 다즐링 썸머를 마시기로 했다.
날씨가 넘 좋기 때문이다.
사실 봄철엔 연한 스프링이 더 입맛에 어울리긴 하지만.
그래도 주인은 단골이라고
특별히 보관해 놓은 것을 따로 내 주었다.
고맙다.
겸사 겸사
낼모래 벗이 부산으로 온다고 하여
에프터 눈 티 세트도 미리 예약했다.
이래저래 점장이 잘 해 줘서
오늘은 카드 대신 현금으로 지불을 했다.
에프터 눈 티는 2인 기준 4만원이다.
아직 1인 판매는 안 하고 있다.
홍차는 사실 첫물보다
두물이나 세번 째 물에 더 맛있게 우러나기 때문에
세 번까지 뜨거운 물을 보충 해 마실 수가 있지만
난 보통 두물까지만 마시고 나온다.
그렇게 오늘도 홍차왕자에서
딸기스콘과 함께
달콤함을 먹고
향기로움을 마시고
천천히 거리로 나섰다.
어느새 혼자서 카페에 거의
한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카페를 나와 채 얼마 걷기도 전에
백구가 담벼락 끄트머리에서 물끄러미 길손을 내려다 본다.
저도 외로운 가 보다.
약간 배가 출출하다.
어찌된 일인 지
요즈음은 카페를 나서서 조금만 걸으면
배부터 고파 진다.^^
근처 중국집을 찾았다.
아니 중국집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장탕수육을 주문해 놓고
천천히 벽면 여지저기를 훓어 본다.
벽에 붙은 글귀 두 어 개가 눈에 들어 온다.
청춘이 아닌데도
보고 있어도 보싶은 사람이
그립다.
시내에 들어 와
잠시 작은 도서관에 들렀다가
다시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벌써 설구화 꽃도 피었다.
설구화와 불두화.
꽃모양은 거의 비슷하나
잎 모양이 조금 다르다.
피는 시기도 거의 같다.
내 사랑의 씨앗은 언제 얻고
언제 심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까.
빨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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