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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내내 끊임없이 많이 내리던 봄비가
월요일 아침이 되자 활짝 개였다.
오늘은 5월8일
어버이날.
아이들과 저녁 약속을 한 날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자식들이라
약간은 설렌다.
송이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잊지 말라며 약속 시간과 장소를 한 번 더 알려 왔다.
집을 나서기 전
찬란한 아침 햇살과 호수만큼이나 잔잔한
남항의 아침바다를 바라 보며 커피 한 잔을 한 후
밖으로 나섰다.
아이를 만나기 전 일단
허심청 온천부터 찾았다.
내일 눈 수술에 들어 가기 전 보름동안
눈에 물이 들어 가면 안되니
미리 목욕을 하고 병원에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난 후 약속 시간에 송이와 후니를 만나러 갔다.
무엇이 드시고 싶냐고 물어
간만에 시래기 코다리찜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다른 요리는 거의 혼자서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찜요리는 평소 혼자서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작은 카네이션 한 송이와 용돈도 준비했다.
꽃다발의 크기와 용돈의 액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어버이날이라고
잊지 않고 못난 부모를 챙겨 주는 그 마음이
그저 고맙고 기특하다.
식 후 차와 디저트는 물론 내가
쏜다고 했다.
범어사 가는 길목에 있는 제법 큰 카페 셀라스다.
인테리어가 아무렇게나 늘여 놓은 듯 하지만
깔끔하다.
방이 많고 홀이 넓어서 더욱 그런 분위기를 풍겨 준다.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카페다.
송이는 배경이 좋은 곳에서
귿이 내 모습을 폰에 몇 컷 담아 줬지만
받아보니 꼴이 영 말이 아니다.
누구에게 보여 주기는 커녕
이제 내 모습 내 스스로가 보기도 민망하다.
음료와 디저트는 좀 늦은 저녁이라
커피류는 피했다.
나는 뱅쇼,
송이와 후니는아인슈페너와 쥬스를 택했다.
그런데
뱅쇼에 통 계피가 그대로 들어 가
게피향이 훅 하고 코 안으로 들어 온다.
다행히 계피를 좋아하는 터라
그 향이 무척 좋다.
좋은 날 좋은 시간
아이들과 좀 더 함께 하고 싶었지만
내일이 수술이라 서둘러 저리를 털고 일어 났다.
그래도 집에 오는 길에는
아이들이 준 작은 효도에 행복은
그 배가 되어 가슴 속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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