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일상인 삶

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소소한 일상이야기

저무는 가을 언저리에서...

달무릇. 2023. 10. 13. 21:01

^*^

비에 젖은 가을 나비의 날개와 같은 일상.

그 끝을 빤히 들여다 보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미련의 끝이 초로와 같다는 것도 알면서.

그래도 아직은 미련을 가져 볼만하다고

스스로 달래 보면서

정성껏 아침 상을 차려 내었다.

 

엊그제 새로 산 믹서기에 토마토 쥬스를 한 잔

함께 내리며.

그리고 찾아 간 바닷가 한 적한 카페.

주술에 걸린 들쥐마냥

매양 같은 곳을 맴도는 게 꼭 닮았다.

 

커피 한 잔 하고

바닷가 근처 숲속을 한바퀴 돌며

 

그 언저리에 놓인

저수지에서 잠시 가을을 줍고는

푸르디 푸른 편백나무 숲을 걷노라니

나도 몰래 젊은 날의 풋풋한 사랑을 꿈꾸던 시절로 돌아 간다.

 

그 시절이 언제 였던가

생각조차 나지 않는 아득한

한 때.

그래도 청춘은 다 보냈던 그 시절이

오늘은 유독 그립다.

 

가장 뜨겁게 사랑을 해 보았던

그 시절이었던 탓이리라.

아주 잠깐 젊은 피가 곤두선다.

참을 수 없어

또 다시 작은 카페 하나를 찾아 들어 간다.

 

맞은 편 카페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창가 자리.

두 젊은 이의 다정한 소곤거림이

칸칸이 막힌 창을 뚫고 귓바퀴로 스며 든다.

 

한 때는 내게도 있었기에

부럽지는 아니한 소곤거림.

그러나 참을 수 없어

푸른 계단을 서둘러 내려 온다.

화려한 젊은이들로 가득한  카페 거리를 벗어 나

한적한 바다로 다시 찾아드니

그제서야 다시 나로 돌아 온다.

나도모르는 나.

그러나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나.

 

'소소한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살아가는 이유...  (3) 2023.11.12
영화도 보고 모리쵸도 가고...  (4) 2023.10.31
내가 가진 행복...  (4) 2023.10.12
귀여운 벗을 맞이 하며...  (2) 2023.09.10
평범한 일상 속에 앉아...  (3) 202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