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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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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항 유람선에서 대마도를 바라 보며...

달무릇. 2023. 10. 16. 13:11

^*^

기적을 믿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굳이

기적을 믿지 않을 이유도 없다.

 

전혀 이루어 질 것 같지 않던

아주 작은 소망도 때론 너무나 쉽게

이루어 지기도 하니까..

올가을에는 평생 학습관에

세 과목 수강을 받고 있다.

 

일본어 중급, 연필 정물화와  글짓기가 그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금요일에 몰려 있다.

 

온전히 금요일 하루만 종일 수업이 있다.

아침 열시부터 오후 여섯 시까지.

 

그 외의 날은 

하던 대로 여행도 가고

카페도 가고

산책도 하고...

물론

틈틈히 맛있는 것도 먹고.

오늘은 오랫만에 남항 유람선을 탔다.

 

출발 하기 전 잠시 내려다 본 바다.

숭어떼가 새까맣게 몰려 있다.

물 반, 고기 반.

 

이 모두가 아릿다운 여인 이고

그 중 한 마리만 내 여인이라면..ㅎ

자갈치 시장에서 송도 해수욕장 암남공원을 돌아

태종대 앞 바다까지 갔다가 돌아 온다.

 

유림 시간은 한 시간 반.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 보고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바다에서 망망대해를 바라 보는 것도 참 좋다.

 

특히 오늘같은 날은 운수가 대통 하는 날이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은 듯 한 데

먼 데 대마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아니 이 정도이면 아주 깨끗하게

잘 보이는 편이다.

 

이보다 더 잘 보일 수도 없다.

 

이게 바로 기적이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49킬로미터.

유람선 안에서는

이런 저런 공연도 해 준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오늘은 예전 드라마

각시탈 춤이다.

항해하는 대부분 바다가 잠잠 하지만

가끔씩 한 번 거친 파도가 몰아치기도 한다.

 

그런데

넘실거리는 거친 파도가 좋다.

 

굴곡진 삶의 한 고개를 넘는 기분이다.

 

이 고개를 넘고 나면

다음 고개는 평탄하겠지

 

부질없는 기약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인생고개이긴 하지만.

유림선을 타고 난 후의 한 끼 식사.

그리고 고소한 카페라떼 한 잔과

디저트로 주문한 

입 안에서 저절로 살살 녹아드는

달콤한 프로마주 블랑로제

오늘도 이만하면

내 삶

되었다

싶다.

 

더 가질 욕심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