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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믿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굳이
기적을 믿지 않을 이유도 없다.
전혀 이루어 질 것 같지 않던
아주 작은 소망도 때론 너무나 쉽게
이루어 지기도 하니까..
올가을에는 평생 학습관에
세 과목 수강을 받고 있다.
일본어 중급, 연필 정물화와 글짓기가 그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금요일에 몰려 있다.
온전히 금요일 하루만 종일 수업이 있다.
아침 열시부터 오후 여섯 시까지.
그 외의 날은
하던 대로 여행도 가고
카페도 가고
산책도 하고...
물론
틈틈히 맛있는 것도 먹고.
오늘은 오랫만에 남항 유람선을 탔다.
출발 하기 전 잠시 내려다 본 바다.
숭어떼가 새까맣게 몰려 있다.
물 반, 고기 반.
이 모두가 아릿다운 여인 이고
그 중 한 마리만 내 여인이라면..ㅎ
자갈치 시장에서 송도 해수욕장 암남공원을 돌아
태종대 앞 바다까지 갔다가 돌아 온다.
유림 시간은 한 시간 반.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 보고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바다에서 망망대해를 바라 보는 것도 참 좋다.
특히 오늘같은 날은 운수가 대통 하는 날이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은 듯 한 데
먼 데 대마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아니 이 정도이면 아주 깨끗하게
잘 보이는 편이다.
이보다 더 잘 보일 수도 없다.
이게 바로 기적이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49킬로미터.
유람선 안에서는
이런 저런 공연도 해 준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오늘은 예전 드라마
각시탈 춤이다.
항해하는 대부분 바다가 잠잠 하지만
가끔씩 한 번 거친 파도가 몰아치기도 한다.
그런데
넘실거리는 거친 파도가 좋다.
굴곡진 삶의 한 고개를 넘는 기분이다.
이 고개를 넘고 나면
다음 고개는 평탄하겠지
부질없는 기약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인생고개이긴 하지만.
유림선을 타고 난 후의 한 끼 식사.
그리고 고소한 카페라떼 한 잔과
디저트로 주문한
입 안에서 저절로 살살 녹아드는
달콤한 프로마주 블랑로제
오늘도 이만하면
내 삶
되었다
싶다.
더 가질 욕심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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