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참 좋다.
트래킹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그렇지 않아도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는 판인데
이리 좋은 날 집 부근에서만 놀 수는 없는 노릇.
며칠 전 내 놓은 집도 예상을 깨고 빨리 나갔다.
좀 천천히 팔 생각으로 복덕방도 오직 한 곳에만 내 놓았는 데
거의 집을 보자마자 계약에 들어 갔다.
처음에는 예비 신혼부부가 보러 왔다가
그 다음에는 친정부모와 함께 왔고
그 다음에는 예비 시부모님과 함께 보러 왔다.
그들 모두가 별로라거나 삻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을 뿐더러
특히 젊은 부부가 좋아하는 눈치였다.
아무래도 집의 전망이 뻥 뚫린데다가 바다가
훤히 보이니 좋아할 만도 하다.
나 역시도 거기에 반해서 집을 구했으니.
해서
오늘도 집을 구해볼 겸 바람도 쐴 겸 일지감치 밖을 나섰다.
우선 기장에 들러보기로 했다.
전동차에서 내리자마자 역 앞 왕칼국수 집에서
시원한 국물을 마셨다.
건더기는 반 이상을 남기고.
그리고 난 후 부근 집 두어 곳 둘러보는 흉내를 내고는
대변항과 연화리를 구경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송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송정해수욕장에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트래킹도 하고
다릿돌 전망대 옆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 보며
커피도 한 잔 할 겸 해서다.
이미 여기저기 많이 걸었던 터라
다리가 아프기도 하다.
그나저나
내가 바다를 왜 이리 좋아하는 지 나도 모르겠다.
태어나고 자라난 곳이 바닷가고
군생활도 속초 대포항과 조양해수욕장
그리고 고성 문암과 삼포해수욕장에서
수자리로 3년을 근무하고
직장도 항구가 있는 도시에서 거의 평생을 근무했음에도
여전히 바다가 좋다.
인자는 어쩌고 저쩌고
지자는 어쩌고 저쩌고 없이
그저 바다가 좋다.
산에는 가기만 하면 거의 사고를 치거나 당한다.
등산하다 두어 번 죽을 뻔도 하고
119도움을 한 번 받기도 하고.
산에는 가면 늘 그렇다.
소싯적에는 중산리에서 쌍계사까지
혼자서 당일치기 산행을 하다 반 죽임을 당했고
그 때문에 오금과 정강이를 상해 지금도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나이가 든 지금은 산보다 바다가 좋다.
꼭 평생을 바닷가에 살아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그저 산에만 가면
정신 줄을 놓는 내 스스로가 위태위태 해서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보면
거의 이런저런 옛생각에 빠져 든다.
동행이 없으니 함께 이야기 할 생대가 없고
그러다보니 스스로가 말 상대가 되다가
홀로 옛추억에 빠져 들고 만다.
해운대에 도착하니 다시 다리도 아프고 조금 허기도 진다.
목도 마르다.
결국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곳,
복어 전문집을 찾았다.
해운대 복집 하면
금수복집 해운대 본점이다.
마침 들어 간 시간이 갓 5시를 넘긴 시간이라
자리도 넉넉하다.
원래 이 집은 늘 손님으로 가득한 식당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복집이기도 하다.
국물도 시원하고 고기 양도 많다.
영도의 제주복집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복집이기도 하다.
온천장 허심청 옆에도 있다.
포스팅을 하는 데 워나에게서 벨이 울린다.
함께 식사도 하고 카페에서 차도 마시자고.
에고!
서둘러 나가야 겠다..
^^
'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소고, 카페 무명 일기를 찾아 가며... (1) | 2025.03.11 |
---|---|
세상에서 가장 행복을 주는 여인과의 하루... (1) | 2025.03.09 |
차를 잘 못 탄 덕분에... (2) | 2025.03.06 |
황리단 길도 걷고 카페 테를지도 가 보고... (2) | 2025.02.15 |
정월 대보름 해변 달 집 태우기... (0) | 2025.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