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내가 속상하고
힘든 것은
혼자라서가 아니다.
외로워서는 더욱 아니다.
그저
내가 이유없이 왔다가
이유없이 그렇게
가게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늘 떠돌고
오늘도 어디론가 떠돌기
위해 길 위에 나섰다.
나도 한 때는 영광을
꿈꾸지 않은 바도 아니다.
가슴 가득 언제까지나
묻어 둘 깊은 인연 하나
꿈을 꾸기도 했었다.
스쳐갈 인연이 아닐
잠시 머물다 갈 인연이. 아닌 인연.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인연.
그런데 꿈만 꾸었지.
다 스쳐가고
잠시 머물다가
가 버렸다.
그리고 그것은
오래도록 족쇄가
되어 버렸다.
오늘은 오랜만에 워나나
보러갈까 하다가 생각을 멈췄다.
대신
범어사역 쯤에 내려
걸어서 회동 수원지로
향했다.
마패길을 지나고
소산역참을 걸어 지났다.
오래전 나그네가 넘고
지나던 고개길을 따라서.
지하철 남산역에 내려
걷고 걸어서 반시간 여에
도착한 회동 수원지.
우선
수원지 위 흐린 하늘 아래
구름 조각들을 한 입씩
먹으며 잃은 길을 가고 있는
게 한 마리가 눈에 들어 온다.
황토길을 걷고
수원지 길을 따라
곧바로 땅뫼산으로
갈까 하다가
다리가 좀 아파 수원지를
내려보는 카페에 들어 갔다.
선유도원.
카페 이름이 예쁘다.
말차라떼와 디저트를
주문하여
그나마
수원지가 보이고
나름 편안한 자리 하나를
차지 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
좋다.
이 카페 뿐 아닌
이 저수지 또한
누구와도 와 본 적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함께 한 추억이 없어 좋다.
대신
커다란 잣나무 한 그루가
여인 한 명을 일깨운다.
그 또한
짧은 인연 이었다.
카페가 편해서
혹은
내려다 보이는 수원지
풍광이 좋아서
아니면
내 다리가 게을러서 일까.
예정 없이 한 시간 가량 머물다 길을 떠났다.
아마 남은 길이 짧아
괜히 여유를 부린 것 같다.
백팩 안에는 우산도
이미 챙겨 놓았으니.
가끔 포토존인 듯
전경이 예쁜 곳도 두엇 있다.
반대편 오륜대가 있고
땅뫼산 황톳길은 쪽은
몇 번 갔지만
오늘 이 길은
이 번이 두 번 째다.
이제
땅뫼산까지도
반 시간이면
충분 하다.
발도 가볍다.
띄엄 띄엄 산그늘도 예쁘다.
음영은 더 곱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오륜본동까지 왔다.
바로 땅뫼산 황톳길 입구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리고
마을버스를 타고 도착한
장전역.
바로 워나네 집앞.
그러나 들르기는 커녕
폰으로 안부도 묻지않고
전철을 탔다.
집 앞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 식사시간 이다.
그러나
무겁게 먹고 싶지는 않다.
차선책으로 택한 곳이
집 바로 앞
브런치 카페
슈아브.
새우명란크림 파스타.
좀 느끼할 것 같아
아메리카노 한 잔을
함께 주문했다.
이 집 원두는 모모스 카페
원두를 사용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내 하루도 저물었다.
괜히
내 다리만 괴롭힌 건
아닌가 염려스럽다.
'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강풍을 헤치며 감행한 바닷길 트래킹 (2) | 2026.01.10 |
|---|---|
| 옛 벗과 함께 한 하루 (1) | 2026.01.10 |
| 낙동강 겨울 철새 놀이터를 가며 (1) | 2025.12.23 |
| 눈 쌓인 한 섬 (1) | 2025.12.18 |
| 겨울 바다와 키 작은 갈대를 보러 가며 (1) | 2025.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