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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50대 중.후반이나
6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는 데
세월은 어느새 훌쩍 흘러
70대 중반에 들어앉았다.
옛날 같으면
노인 중에서도
상노인에 들어선 지도
벌써 오래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옛날 직장동료와 나누던 얘기가 생각이 난다.
벌써 이 십 년 전이다.
그 때 그 친구가 하던 말.
김형, 옛날같았으면
우리가 노인 중에서도
상노인인 데,
이제는 어른 대접도 못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때.
그와 나.
둘 다 그 상황이 섭섭했다기보다 그저 그렇다거나 어쩜 장수시대가 뿌듯해서 그렇게 얘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물론 요즘처럼 백세시대를
운운하던 때는 아니었지만.
그 후 이 십 년이 흐른 지금
칠십 중반.
그런데
같은 70중반인 데도
두어 달 전과 지금
사람들이 날 보는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두어 달 전 머리칼을 검게
염색하고 다녔을 때는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이 여느 중년을 바라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자리를 양보하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지금
염색을 하지 않고 백발로
거리를 나선 지 두 달.
대중식당이나 전동차를 타면 보는 시선이 다르다.
식당에서도 조금 관심을 쏟고, 지하철에서도 좌석을
양보해 주려고 자리에서 일어 선다.
물론 아직 다리가 튼튼하다며 자리를 양보 받지 않는다.
어떤 젊은이는 나를 세워두고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민망해서 그렇다고 한다,
나 역시 자리를 양보받는 게 민망하다며 살짝 발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
그렇게 이제
내가 많이 늙었다는 것이다.
내 눈에 아닌 타인의 눈에.
그렇지만 우리도 젊은 마음을 가진 또래 모임은 잦다.
오늘도 또래 모임은 있었다.
거의 모두가 70이 넘은 노인들이다.
그러나 이제 70은 더 이상
상노인이 아니다.
모임 참석자 중 어느 70초반의 멋쟁이 여성분은
맵시가 아주 50대 중반 같다.
옷차림조차 그리보아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산뜻하다.
더구나 밝은 성격이라
더 젊어 보인다.
마음 씀씀이도 한결같이
모두에게 친절하다.
모임 회비도 여느 남성과
다름없이 똑같이 부담한다.
그런 우리가 오늘은
흰여울 문화마을 입구에서
자그마치 태종대까지 걸었다.
중간에 영도의 명품 한우갈비 식당인 목장원에 들렀다.
점심 요기도 하고
잠시 쉴 겸도 해서.
메뉴는 역시 한우 불고기와
후식으로 각자 입맛에 맞는
누룽지와냉면을 먹고 나왔다.
그리고 이 주전부리들은
멋쟁이 여성분이 오늘 참석자 한 분 한 분을 위해
정성들여 준비한 것이다.
오두 우리같은 노인에게
좋은 홍삼과 부드러운 소고기 육포 다
목장원을 나서 우리들은
다시 천천히 트래킹을 시작했다.
각자의 컨디션과 체력에. 맞추어 걸었다.
중간 중간 전망대에도
올라보고
중리 자갈 밭에서는
잠시 스트레칭도
해 가면서.
그리고 우리는 다시
각자의 건강과 기분에 따라
길을 걸었다.
홀로.
때로는 속보가 비슷한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해 가면서.
어차피
다음 우리가 쉴 곳은
정해진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와 이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술을 좀더 즐기고
반면 나는 카페에서의
음료를 좀 더 즐긴다.
그래서 카페에서의 차값은
기꺼이 내가 부담 한다.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
이 보다 더 좋은
하루는 없다.
오늘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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