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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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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헌의 모모스...

달무릇. 2025. 3. 19. 11:56

^*^

다른 지방에서는 눈.비가 내리고

어떤 지방에서는 폭설 예보까지 있지만

이 동네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하늘이 그저 고요하고 푸르기만 하다.

너무 평화로우니

봄의 낮잠 같은 일상이다.

 

나도 누군가와 함께 풀섶이나 볏단에서

봄 잠을 누리고 싶은 날이다.

갑자기 외출이 하고 싶어 졌다,

늘 나가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조금 더 일찍 나섰다.

 

그리고 찾아간 영도 모모스 카페.

지난 일요일은 자리가 없어

영도 소반으로 유명한 무명일기에서

대신 카페를 마셨다.

 

다행히 오늘은 평일이라

여기저기 빈 자리가 많다.

 

역시 커피 맛은 모모스다.

진한 맛으로 부탁을 했다.

커피 중독은 아니지만 여전히 진한 맛이 좋다.

가끔은 연한 맛을 찾기도 한다.

한가하니

자리에서 카페 안 여기저기 눈으로 둘러 보기도 좋다.

카페를 나와 찾아간 이승학 돈가스.

주변에서 돈가스로 꽤나 이름난 가게다.

점심 시간에는 늘 대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이런 집을 찾는 시간은

대충 식사 시간이 지난 다음에 간다.

그러면 식당 내부가 조용하다.

식사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비록 

가벼운 돈가스 한 접시이지만.

아니

생선가스와 왕새우 튀김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바로 시작하는 영화는 콘클라베였다.

 

콘클라베.

전임 교황의 사망 후 새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 행사다.

약간의 음모와 성직자의 비리가 함께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속세만큼은 전혀 아니지만.

 

 

그러나 결말이 뜻밖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오늘.

 

무의미한 내 하루가 싫어

동생을 불렀다.

그녀 역시 이사를 준비 하고 있다.

 

다만 나와 달리 그녀의 이사는

무척 오랜만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몸과 마음이 많이 바쁜 모양이다.

 

그래도 불러 내었다.

 

비도 뿌린다.

오다 가다

겨울 비가 되었다가

봄비가 되었다가 한다.

그녀를 데리고 간 곳은 도모헌이다.

도모헌.

옛 부산 시장 관사다.

 

그 관사를 오랫 동안 숨겨 두었다가

몇 해 전에  시민에게 개방했다.

 

남천동 kbs방송국  뒤편에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과도 가깝다.

 

 

그리고 이 곳에

모모스 카페가 입점 했는 데

본점인 온천장 역 앞과 영도에  커피 공장이 있는

모모스와는 아주 딴판이다.

 

만약 본점과 영도점을 모르고 이 곳부터 왔다면

누구나 모모스에 실망을  할 것 같다.

 

이 곳에서

두 번 커피를 마시고 싶지는 않다.

그나저나

단장을 예쁘게 잘 해 놓은 도모헌.

누구와 무엇을 도모 할 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여기저기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다.

 

비까지 오락가락해 운치도 더 해 준다.

색깔에 대한 순수 우리말들.

두록, 번루, 취람...

등등...

 

그 중에서 내 눈에는 취람이 제일 좋다.

도모헌 정원도 잘 꾸며 졌다.

분홍의 동백꽃도 예쁘디 예쁘다.

그러고 보니

아직 식사를 못했다.

 

오늘의 메뉴는 샤브 샤브다.

샤부 샤브.

참 오랜만이다.

월남 쌈을 별로 즐기지 않기에 자주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넘 좋다.

홀아비 혼자 야채를 먹는 일은 참 드물다.

 

그게

홀아비의 작은 설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