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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홍매화 보러 가고 오며...

달무릇. 2025. 3. 12. 20:55

^*^

열흘 전 쯤 양산 통도사 홍매화가 두 송이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쯤은 만개가 하였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반년 만에 통도사로 향했다.

 

부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종점인 노포역에 내려

거기서 통도사행 시외 버스를 탔다.

 

통도사 가는 버스는 거의 매 반 시간마다 있다.

그러나 노포역 버스 터미널에서 통도사 버스 터미널 까지는

25뷴 밖에 걸리지 않는다.

 버스 터미널에서 통도사 입구까지는

걸어서 대략 10분이면 갈 수가 있다.

 

그리고 통도사 입구 바로 앞에

땅바위 공원이 있다.

 

오래 전 우리의 조상들이 제사를 위해 여기저기

구멍을 파 놓았다고 한다.

 

 

통도사 입구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무풍한송길이 있다.

무풍.

바람이 춤을 춘다는 뜻이다.

 

한송길 역시 찬 소나무 길이 쭉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숲이 우거져 차가운 솔밭으로 바람이 춤을 추 듯

이리저리 휘몰아쳐 들어 온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

 

 

꽤 여러 번 이 길을 걸었지만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걸은 기억은 없다.

 

차라리 

무풍.

바람이 없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 하다.

한송도 그렇다.

길 옆 개울 물이  솔밭으로 찬 기운을 몰아 넣을 듯 하지만

그 역시 평온하고 따스한 기운을 부어 준다.

아니면 예전에는 그랬는 데

지금은 길도 다듬고 넓히고 또 많은 관광객과 방문객들이

다녀서 그런 지도 모르겠디.

 

평일인 데도 무척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는다.

다만 아쉽게도 차를 가지고 온 사람은

이 길을 걸을 수가 없다.

 

반대편 찻길로 차를 가지고 바로 경내 주차장까지 가야 한다.

물론 절 밖 야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길이 의외로 길다.

만약 통도사 대웅전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아니고

단순하고 아스팔트 길이었다면

가는 길이 무척 지루하고 또 멀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최소한 20분 가까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난 참 낭만적이고 멋쟁이다.

 

언제 어느 때고 어디든 지

마음만 동하면  그야말로 자유로운 바람처럼

휑하니 다닐 수 있으니

 

자유로운 영혼이기도 하지만

멋과 낭만이 없으면 나처럼 안된다..^^

이렇게 멋있고 낭만적인 나 이기에

식사도 굳이 절밥을 먹기 위하여

사찰 외부 식당에서 먹지를 않고 

약간 배고픔을 이겨가며

사찰 경내 식당인 한송정을 찾아 오지 아니 하였는가.

 

나를 비롯해 손님 거의 대부분이 산채 비빔밥을 주문해 먹는다.

 

 

식사를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 겸  통도사 경내를 샅샅이

훓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나를 반긴 것은

능수 매화다.

아쉽지만 아직 꽃이 활짝 피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통도사의 명물 홍매화는 활짝 피었다.

 

평일임에도 통도사 방문객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모두가 이 홍매화를 보기 위하여 온 것이다.

 

아마 휴일에는  모르긴 몰라도

북새통을 이루지 않을까.

한가득 분홍의 홍매화에 이미 넋을 잃고

정신 줄을 놓아 버렸다.

 

말을 잊은 것은 벌써 오래 전이다.

삼층석탑과 푸르른 하늘아래 한가롭게 노늬는

금붕어들을 보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 오는 것 같다.

통도사에 오면 늘 궁금한 것.

대웅전이 먼저일까

금강계단이 우선일까.

 

하긴 이 둘에 무슨 우선이 있고

선후가 있을까.

우리는 모두가 매 한 가지인  걸.

사람으로.

바위가 어떤 모양으로 있든

여전히 바위는 그저

바위일 뿐.

 

이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