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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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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옛날 이웃들과 아내 얘기를 함께 나누며...

달무릇. 2025. 9. 20. 12:35

^~^
아내를 얻은 것은
내 복 이었고,
아내를 잃은 것은
내 팔자 였다.




옛 동네의 오래된 지인들.
몇 년만에 만난 것인지.

그래도 얼굴들은 별로 변함이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결국 아내 이야기로까지
이어졌다.

늘 사근사근 하고 이웃들에게 다정했던 사람.
그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그 얘기로 꽤 긴 시간을 나누었다.

당시에는 마당이 꽤 넖은 단독주택이었기에 심심치않게 이웃들이 놀러오고는 했었다.

대지 200여 평에 건평이
40평 남짓 이었기에
어쩜 마을의 사랑방 노릇도
함께 하지 않았을까.

그런 아내였기에 그녀는 이웃에게뿐만 아니라 내게도 무척 잘 했다.

아니
잘했다기 보다 얼마나 나를 아끼고 보살펴 주었는 지.

가끔 아내를 생각하면
그 생각부터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어느날 그녀와 함께 짧은 여행을 하는 일이 있었다.
물론 운전석에는 그녀가 앉았다.

나도 운전 면허증이 있었지만
운전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체가 좀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운전은 늘 그녀가 도맡았다.
내게 맡기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미심쩍은 일이기도 했다.

그날
그 짧은 여행 중에 앞에 가던 차가 무슨 일인 지
급정차를 하였다.

그 바람에 아내도 깜짝 놀라 동시에 급정거를 하였다.

아니 사실 그 순간에 아내보다 더 놀란 것은 나 자신 이었다.

어쩜 아내는 그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위급한 순간에도 아내는 그녀 자신보다 나를 먼저 챙겼다.

그 순식간의 위급한 순간에도 아내는 한손으로
차를 급히 세우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내가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했다.

즉 왼손으로는 차를 조작하면서도 오른손으로는
내 가슴을 꾹 누르면서
나를 보호해줬던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야.괜찮아?, 하면서
자신의 안전보다 옆자리의 나를 더 걱정해 줬던 것이다.

그 위급하고 아찔한 순간에도 자신보다
남편을 더 걱정을 해 주었던 아내.

그게 부부였나 보다.
지금도 아내를 생각하면
그 때가 떠오른다.

아니
나에 대한 아내의 지극한 사랑은 그 뿐이 아니었다.

그 힘든 투병생활 중에도 그녀는 자신보다 자신이 떠난 후의 나를 더 걱정해 주었다.

늘 아내는 농반,진담반으로
자기가 떠나기 전
,좋은 여자를 맺어 주고 가야할텐 데 그게 영 여의치 않네,
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떠나기 얼마전
건너가는 말투인 듯, 유언인 듯
나와 함께 한 세월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해 주었다.

그러면서
,아직 젊었으니 혼자 지내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위로도 해 주었다.

오랜만에 옛 이웃을 만나 지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아내에 대한 추억까지
소환한 밤.

짧지만 무척이나 행복한 밤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 날 밤을 보낸 후
강원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부산으로 오기 위하여 역으로 갔다.

그런데 엊그제 부산에서 강원도로 오기까지의
그 길고 지루한 기차여행을 생각하고는

부전역까지 표를 끊지 않고
기장역까지 끊었다.

기장에서 내려 식사를 한 후
오션뷰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하며 잠시 쉬다가
부산에 올 요량으로.

그러나
기차를 탄 후 두
어 시간이 지니자 점차 지루해 지기 시작했다.

결국 기장역까지 가지 못하고 경주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동행도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기차 여행과 집.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제일 먼저 간 곳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대릉원.

이 대릉원과 황리단길은 함께 붙어 있다.
그리고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터미널은 바로 시내버스 한 정류장 앞에 있다.

더구나
경주역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이 고속버스 터미널을 지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경주역에서 가장 손쉽게 올 수 있는 곳이 황리단길 이기도 하다.

첨성대를 비롯한 유명한 유적지도 이 부근에 몰려 있다.

그래서 오늘도 경주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온 곳이 대릉원이다.

여름을 막 지나 가을 초입에 들어선 대릉원.

푸른 초원으로 들어섰다.
가을 햇살이라 전혀 뜨겁지 않다.

굳이 그늘을 찾지 않고 걸어도 시원한 느낌이다.

한낮 임에도 불구하고.

평일임에도 여기저기 관광객이 많다.

관광객.
외국인이 더 많이 보인다.
회색과 푸른 눈을 가진.

그렇게 관람 시설을 포함해
몇 곳 돌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대릉원을 나와 찾아 온
길 건너 카페
신라당.

눈에 많이 익은 곳이다.
종업원에게 원래 식당이 아니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몇 달 사이에 식당이 커페로
변한 것이다.

신라당.

차나 커피를 마시기에
더없이 운치가 좋은 곳이다.

한옥 카페.
별채 포함 세 곳의 건물에서
차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야외 이용도 가능하다.

잔잔하고 조용한 선율의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그지없이 좋다.

몇 시간을 쉬어도 좋고
명상에 잠겨 있어도 좋을
그런 카페다.

이 좋은 곳,
아내와 함께 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없는 사람 생각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내 마음만 자꾸
허전하고
외로워 지지.

카페를 나왔다.
다시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기 위하여.

못 보던 가게가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메뉴 하나.

두바이 초컬릿이다.

주인이 곱고 예쁘게 포장해 준다.
그 포장이 차라리
앙증맞다.

주인의 친절한 맘씨만큼.

집에 와서 포장을 풀고
한 입 초컬릿 맛을 봤다.

달콤하다.
쌓였던 여독이 쌉싸름한
초컬릿 맛에 다
녹아 내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