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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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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단풍 나무 숲

달무릇. 2025. 11. 18. 20:46

^~^
바다와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는 모세의 다릿길을 지난 후
긴 밤의 하루가 갔다.

그 바닷길은 왠지 모르게
아련한 소녀에 대한 추억으로 데려다 주었다.

거의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조그만 그리움과 회한.

그러나
그 때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세상 못 이룰 게 없었고
하지 못 할 게 없었던

그 때가.

문득 해협을 이루는 좁은 바닷길 저 끝에 보이는
단풍 숲이 작은 내 눈을 잡아 끈다.

한 발. 한 발 가까이 다가가자 작은 밭은
숲을 이루며 내 눈 가득히
들어 왔다.

찬란하고 황홀한 막바지
가을빛을 가득 품은
아롱다롱 낙엽들.

그리고 그 끝에 보이는
파란 바다.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푸르른 하늘 아래 솜털 양탄자.

바다를 뒤로 하고
하늘을 우르러 보며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눈 앞에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 보이는
공룡 형상.

아무도 없는 드넓은 광장을
꽉 채우는 우람한 몸체.

주위의 키 높은 나무들을
압도할 듯 하다.

그리고
그 주위의 크고 작은 공룡들.

뿐만 아니라
그 공롱들과 함께
자리를 하고 있는
깆가지 색의 국화꽃들.

아직도
공롱축제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며칠 전에 축제가 끝난
이 넓은 광장을 나 홀 로
걷는 게 되려 신기 하다.

그래서 일까.

이 곱디고운 단풍 잔치를
오롯이 나 혼자만
즐기는 게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딱히
누구에게 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는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걷기만 하자.

오로지 걷기만 하자.
곁눈질로 살짝 보이는
바다만 길벗으로 삼은 채.

 

누가 이 가을 나와 같은
호사를 누리고 있을까.

바다를 끼고 있는
팔색 단풍길과
오색 낙엽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