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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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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고성 옥천사의 가을 은행 나무

달무릇. 2025. 11. 19. 19:28

^~^
나이가 들어서 하는 여행의
거의 대부분은 이미 갔던 곳을 찾아 가는 일이다.

익숙함을 찾는 일이기도 하고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익숙함을 되짚어 가는
혹은
젊은 시절의 나를 찾아 가는
길이기도 하였다.

그것도 전혀 의도치 않게.

동남향 숙소에서 아침 해.
바다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해.

아침의 해무가 살짝 해를
가리고 있다.

느즈막 하게 숙소를 나와
식사도 아점으로. 든든하게
해결 했다.

그리고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가을의 도열을 받으며
오래된 산사를 찾아 갔다.

바로 고성옥천사 이다.
영남지방 사람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고찰.

더구나
많은 유명인들도
이 절에서 옛날 고시 공부를 하며 출세를 하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웅장하기는 커녕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다.

절에 도착 하자마자
우선 쌍화차부터 마셨다.

가성비가 별로 이기는 하지만
거의 이십년만에 다시
마시는 쌍화차라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는
옛 생각을 불러 모으며
천천히 절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전혀 새로울 줄 알았는 데
돌다보니
새록새록 옛 생각이 되살아 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내 눈길을 끌고
또한 나를 반긴 것은
웅대한 은행나무다.

우리나라 고사찰 거의 대부분은 적어도 몇 백년 된
은행나무를 두어 그루 품고
있다.

고찰답게
옥천사도 예외가 아니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샛노란 은행잎이 주는 풍경.

잠시
은행나무를 자세히 바라보는 일을 뒤로 미루고

사찰 주변 풍경부터
천천히 돌아 보았다.

오래된 추억을 소환하고
싶었던 탓이었을까

 

그러나
다 부질없는 일이다.
어디를 가나 그 때 함께 했던 사람은
모두 오래 전에 내 곁을
떠난 사람들 이다.

이제는
지금의 내 시절이나
돌보며
내일을 준비 하는 일 하나만
남았다.

이미 가고 없는
장미의 시절을 돌아본들
그 모두 백발의 벗으로만
남아있지 아니한가.

너도 나도.

그래도
늦가을
샛노란 은행 단풍 잎은
초로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 같다.

은행나무도 이 늦가을 노랑 잎이 무거운 지

엎어질 듯
허리를 구부리고
있다.

되었다.
이 번 여행은 이 것만으로도
되었다.

더 이상 가을 여행을 욕심 내어 무엇하리.

어디서 이보다 더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으리.

그냥 여기서
푹 쉬었다 가자.

몸도. 영혼도
푹 늬었다
길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