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내게 힘을 주듯이
난 당신의 쉄터가 되겠습니다.
밤사이 살짝 비 소식만 주던
날씨가 아침이 되자
환하게 동쪽으로 해가
솟았다.
결코 사람을 집안에
가둬놓을 수 없는 늦은 봄날
아침의 상쾌한 바람과 햇살.
집을 나서 길을 떠나기 전
우선 요기를 해결해야 했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 망설이다가
수백을 먹기 위하여
잘 아는 식당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가려던 식당 바로 앞에서
건너편 식당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봄도다리 쑥국이 먹고 싶어졌다.
얼마남지 않은 봄.
지금 먹지 않으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어디를 갈까
꽤 망설였다.
봄이라 갈 곳이 너무 많다.
이 곳, 저 곳 망설이다가
결국 낙점된 곳은
대저 생태공원.
집에서 꼬박 한시간 거리다.
한 시간 거리면 집에서
부산 시내 어디든 거의
가지 못할 곳이 없다.
그래도 생태공원을 택했다.
역시 날씨 좋고 따스한 봄날에 주말이라 나드리객들이 많다.
하긴 나도 이렇게
나들이를 나오지 않았는가.
그러나 역시 유채밭은 개버리들판이나
황산공원에 미치지 못했다.
대신 댓잎 가득 떨어진
지난 가을의 흔적이 잔뜩 묻은 대숲속을 찾았다.
그 어떤 길보다 명상을 하기에 좋은 숲길.
몸과 마음을 온전히 놓아버린 채
무념무상 걸을 수 있는 길.
금방 끝나지도
지루하게 길게 이어진
길도 아닌
딱 명상하며 걸을수 있는 만큼의 시간이 주어진 길.
그래서 참 좋은 길이다.
바람에 제 자식을 거의 다
날려보내고
반쯤 헐벗은 자세로
보일 듯 말 듯 서 있는
민들 레.
이 또한 곧 흔적없이
사라지리라.
이렇게 명상의 길이 끝날즈음 살짝
발길을 미끄럼질 하면
사색을 길이 나온다.
묵은 생각을 떨쳐내고
새로운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길.
무언가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은
일이 가슴에 맺혔을 때
이길을 골똘히 걷노라면
해결책이 나올 듯한 길.
주변 풍경이 넉넉하여
내 마음 또한 넉넉하게
펼쳐지는 길.
그래서 막힌 답이
쉬 풀릴듯한 길.
그리고
다시 유채꽃길로 나오면
마음이 다시 한결 너그러워 지기도 한다.
그래.
이 길도 이만하면 되었지.
이 꽃밭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봄
이만큼도 즐기지 못하고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데.
또 곧
장미의 계절 또한
우리곁에 찾아오리라.
'잡다한 풍경과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랜만의 금정산 산행 (1) | 2026.05.16 |
|---|---|
| 새로 생긴 대형 카페를 찾아서 (0) | 2026.05.01 |
| 부산에서 왕벚꽃 길이 제일 아름다운 중앙공원 (0) | 2026.04.16 |
| 자갈치 해변과 용두산 공원의 봄 풍경 (6) | 2026.04.14 |
| 찬마산 도시 숲을 찾아 가다 (0) | 2026.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