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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다보면 문득문득
어디론가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느릿느릿 아주 천천히
길을 떠나고 싶다.
그렇게 작은 시름에
잠겨있는 동안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오랜 벗 중 하나가 속삭여 왔다.
함께 산책을 하자고.
그러한 그를 만나
우선 점심으로 근처
식당에서 생선구이로
해결했다.
그리고
국제 시장 골목 길에서
산책 삼아 대충 돌다가
시장 한 가운데 있는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카페
신창동.
국제 시장의 정식 행정동
이름이기도 하다.
이 카페 원래 사람이
그다지 없었다.
시장 한 가운데 있는 데다가 입구가 좁아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젊은 손님들로 가득하다.
핫플레이스가 뎐 곳이다.
에이드 음료가 예쁘고
맛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망고 에이드.
만약 내게 이성의 친구가 있어 그녀가 걷기를 좋아한다면
아주 자주 이런 카페에서
함께 할 수도 있을 텐데.
다리가 튼튼하여 트래킹을 좋아하고
카페를 좋아하고
무작정 떠나기를
좋아하는.
다행히 그가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특히
다른 벗보다 더 잘 어울리고 더 친하다.
60년 가까이.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카페를 나온 그길로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장전역에서 다시
마을 버스로 갈아탄 후
회동수원지로 왔다.
지난 달 초 후손들과 함께 걷고
오리백숙도 먹었던 곳이다.
옛벗과 함께 걸으니
또 감회가 더 다르다.
마음의 평화가 더
자연스럽다고나
할까.
신록도 지나고
어느듯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이 좋은 길.
누군가 좋은 사람과
걷고 싶다.
회동 수원지 둘레길을
한바퀴 짧게 돈 후
식당 겸 ㅋㅏ페로 들어섰다.
원래는 카페 였던 곳.
지금은 식당을 겸. 하고
있는 곳.
그러나
음식 메뉴는
달랑 장어탕 하나.
안주인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화가다.
그래서 화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카페다.
수강생도 꽤 된다고
한다.
벽면에 전시된 작품 대부분도 제자들
작품 이라고.
얌전히자리잡은 페르샤.
어루만져도 조용하다.
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 잔 한 후
다시 시작한 짧은
트래킹.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름답다.
붉게 익은 앵두.
그리고 보리수 열매와
살짝 푸른 열매를 맺기
시작한 과일들.
시계꽃들도 화단. 낮은
담벼락을 타고 여기저기
피어 있다.
내 인생의 시계는
어디까지 흐르다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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